해외로 현장으로…새해 발로 뛰는 유통가 회장님들

신동빈 롯데 회장, 인도 출장 이후 이사회 참석
이재현 CJ 회장, 모바일 라이브 커머스 현장 방문
트럼프 취임식 참석한 SPC, 현지 공장 건립 발표


신동빈(오른쪽) 롯데그룹 회장이 6일 인도 푸네시에서 하브모어 신공장을 둘러보고 있다. [롯데그룹 제공]


[헤럴드경제=정석준 기자] 유통업계 경영진이 새해부터 현장경영에 나서고 있다. 새로운 성장동력을 점검하고, 수익성을 강화하려는 의지가 엿보인다.

1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전날 오후 서울 영등포구 롯데웰푸드 본사에서 진행한 이사회에 참석했다. 올해 첫 해외 출장지로 롯데웰푸드의 인도 신공장을 직접 둘러본 뒤 곧바로 이사회에 참석했다.

신 회장은 장남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과 함께 지난 6일 인도 하브모어 푸네 신공장 준공식에 참석했다. 푸네 신공장은 롯데웰푸드가 2017년 12월 현지 빙과 기업 하브모어를 인수한 이후 처음 증설한 생산시설이다. 신 회장은 직접 주요 생산시설을 둘러보며 현장을 살폈다.

롯데웰푸드는 인도 시장에서 매출 확대를 기대한다. 신공장 가동을 통해 올해에만 인도 빙과 매출이 전년보다 15% 이상 신장할 것으로 추산한다. 신 회장도 인도를 유망한 시장으로 보고 있다. 그는 롯데웰푸드 이사회에서 이영구 롯데 식품군 총괄대표 부회장, 이창협 롯데웰푸드 대표이사 등과 글로벌 사업을 강화하기 위한 논의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새해 첫 현장경영으로 CJ온스타일을 택했다. 이 회장은 지난해 초 올리브영, 대한통운 등 성장궤도에 오른 계열사를 찾아 격려했다. 올해도 성장 가능성이 큰 계열사를 챙겼다. CJ온스타일은 지난해 모바일 라이브 커머스(MLC) 거래액이 전년 대비 96% 상승했다. 모바일 신규 입점 브랜드 수는 400여 개 늘었다.

이 회장은 “모바일 중심의 신사업모델에 사업 역량을 집중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며 “글로벌까지 성장해 더 넓은 시장에서 라이프스타일 트랜드를 주도하는 회사가 될 수 있도록 열정을 가지고 뛰어달라”고 당부했다.

이재현(가운데) CJ그룹 회장이 지난 7일 서울 서초구 CJ온스타일 본사 MLC 방송 스튜디오에서 임직원들과 함께 영상을 시청하고 있다. [CJ그룹 제공]


해외 사업을 위해 직접 현지 고위층과 접촉하는 경우도 있다. 허영인 SPC그룹 회장과 허진수 사장은 지난달 20일 워싱턴DC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 참석을 위해 미국을 방문했다. 당시 두 사람은 현지 정·관계 인사들과 만나 경제 협력과 투자 방안을 논의했다.

이후 SPC그룹은 미국 텍사스 주에 약 15만㎡(4만5000평) 규모의 제빵공장을 설립한다고 밝혔다. 투자 계획과 지원금 등 현지 지방정부로부터 승인받았다. SPC그룹 관계자는 “미국 제빵공장 건립은 허영인 SPC그룹 회장의 적극적인 글로벌 사업 강화 방침에서 비롯됐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한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도 주목받고 있다. 정 회장은 벤처투자기업 1789 캐피탈을 공동 설립한 오미드 말릭, 크리스토퍼 버스커크와 식사를 하고, 케빈 스타크 오클라호마주 주지사 등 다양한 인사와 접촉했다.

정 회장은 “그동안 쌓은 글로벌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신세계그룹의 혁신과 고객 만족을 위한 본업 경쟁력 강화와 시너지를 내겠다”면서 “진실한 소통을 통해 혁신을 추구하는 기업가 역할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업계는 경영진의 적극적인 현장 경영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수익성 강화가 필요한 시점에서 해외 판로 확대 등 사업에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어서다. 업계 한 관계자는 “대내외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전면에서 사업 방향을 확실하게 잡아줄 수 있는 경영진이 있으면 성장동력도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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