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배터리 3사, 지난해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점유율 4.7%↓…中 기업들은 몸집 더 불렸다

SNE리서치 조사 결과
전체 시장 규모는 커졌지만 배터리 3사 비중 18.4% 그쳐
CATL·BYD 등 중국 업체 비중 커져


LG에너지솔루션과 제너럴모터스(GM) 합작법인 얼티엄셀즈의 미국 오하이오주 합작공장. [얼티엄셀즈 제공]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지난해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 규모가 사용량 기준 약 894.4GWh로 전년 동기 대비 27.2% 성장하는 상황에서도, 우리 업체들의 시장점유율은 5%p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SNE리서치가 지난해 1~12월 세계 각국에 등록된 전기차(EV, PHEV, HEV)에 탑재된 총 배터리량을 집계한 보고서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국내 배터리 3사의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 시장 점유율은 전년 동기 대비 4.7% 하락한 18.4%를 기록했다.

규모별로 LG에너지솔루션(96.3GWh)은 전년 동기 대비 1.3% 성장하며 글로벌 3위를 유지했고 SK온(39.0GWh)은 12.4%의 성장률을 기록해 5위에 올랐다. 반면 삼성SDI(29.6GWh)는 10.6%의 역성장을 기록했다.

이는 국내 배터리 3사의 성장률이 시장 전체의 성장세(27.2%)에 크게 미치지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SDI의 경우 유럽 및 북미 시장 내 주요 완성차 고객들의 배터리 수요 감소가 주요 원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SDI는 주로 BMW, 리비안, 아우디 등에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BMW의 경우 i4, i5, i7, iX에 삼성SDI의 배터리가 탑재돼 꾸준한 성장세다. 다만 리비안은 R1S, R1T가 미국에서 꾸준한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지만 LFP배터리가 탑재된 스탠다드 레인지 트림이 출시되면서 삼성SDI의 배터리 사용량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아우디도 Q8 e-Tron의 판매량이 감소하면서 전년 대비 아우디 탑재된 삼성SDI의 배터리 탑재량이 30.9%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SK온의 배터리 사용량은 주로 현대자동차그룹, 메르세데스 벤츠, 포드, 폭스바겐 등의 순이다. 현대자동차그룹의 경우 전기 상용차인 봉고3 EV와 포터2 EV의 판매량이 감소하여 각 차량의 배터리 사용량이 전년 대비 각각 60.3%, 59.2% 줄어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다만 기아 EV9은 해외 판매 확대에 힘입어 배터리 사용량이 235.9% 증가했다. 벤츠는 SK온의 배터리를 탑재한 컴팩트 SUV EQA와 EQB가 전년 동기 수준의 견조한 판매량을 기록하며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했다.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 사용량은 주로 테슬라, 폭스바겐, 쉐보레, 포드 등의 순으로 탑재된 것으로 나타났다. 테슬라의 경우,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를 탑재한 모델의 판매량 증가로 인해, 테슬라의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 사용량이 9.6% 늘어났다. 얼티엄 플랫폼을 적용한 쉐보레 이쿼녹스, 블레이저, 실버라도 EV의 판매가 확대됨에 따라 쉐보레의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 사용량이 24.0% 증가했다.

K-배터리의 최대 경쟁자로 꼽히는 중국 업체들은 점유율을 다시금 끌어올린 것으로 조사됐다. 글로벌 배터리 1위인 중국의 CATL(339.3GWh)은 전년 동기 대비 31.7% 성장률을 기록했다.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 내수 시장에서 ZEEKR와 AITO, Li Auto 등 주요 OME들이 CATL의 배터리를 채택하고 있고 중국 OEM 뿐만 아니라, 테슬라, BMW, Mercedes-Benz, 폭스바겐 등과 같은 다수의 전세계 주요 OEM 또한 CATL의 배터리를 채택하고 있다.

중국 BYD(153.7GWh)는 37.5% 성장률과 함께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 2위를 기록했다. 배터리뿐만 아니라 전기차(BEV+PHEV)도 자체 생산하는 BYD는 뛰어난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다양한 전기차를 시장에 선보이며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전체 시장을 놓고 봤을 때 2024년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은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지만, 지역별로 상반된 흐름이 나타난 것으로 분석됐다. 중국 기업들은 내수 시장을 기반으로 글로벌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으며, 한국 배터리 기업들의 주요 수요처인 미국 및 유럽 시장에서 불확실성이 커지는 모습이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가운데 점유율 방어를 위한 전략적 대응이 필요하다”면서 “특히 미국 IRA 정책 변화에 따른 영향이 배터리 업계 전반에 걸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아 한국 배터리 기업들은 공급망 다변화, 원가 절감, 기술 혁신 등을 통해 변화하는 시장 환경에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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