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CPI 최대치, 내수진작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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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보편 관세 부과 움직임에도 정작 중국 증시는 훈풍이다. 딥시크 공개 이후 전 세계적으로 인공지능(AI) 모멘텀이 지속된 데 따른 영향으로 보인다.
미국과 중국의 AI 패권 대결에 이어 10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AI 행동 정상회의’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AI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밝히며 AI 주도권 경쟁은 한층 치열해졌다. 하지만 AI 경쟁과 무역전쟁에도 중국의 시장 분위기는 좋다. 10일 발표된 중국의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기 대비 0.5% 올라 5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당국의 잇따른 내수 진작 정책 발표와 춘제(春節·설날) 소비 덕을 봤다.
지난주 중국 증시도 상승세를 이어갔다. 미국의 대중 관세 부과보다 딥시크의 부상으로 반도체 및 AI 관련주에 대한 기대감이 더 많이 유입돼 기술주가 큰 폭으로 상승했기 때문이다.
12일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지난 일주일간(2월 3일~2월 10일) 항셍테크는 11.92% 상승했으며 ▷SSE Star50 8.55% ▷홍콩H 7.65% ▷나스닥 골든 드래곤 차이나 6.56% ▷홍콩항셍 6.41% ▷심천종합 4.68% ▷CSI300 2.20% ▷상해종합 2.20%로 주요 지수 모두 오름세를 보였다.
특히 정보기술(IT·7.9%)과 통신(5.9%) 섹터가 강세를 보였다. AI 모델 업그레이드 버전 발표에 알리바바는 19.48% 올랐으며, 신규 진출한 전기차 사업에서 호재를 기록한 샤오미도 14.23%로 상승폭을 키웠다.
중국의 소프트웨어 기업 킹소프트클라우드는 같은 기간 주가가 56.81% 상승했다. 이는 딥시크를 통한 AI 응용 확산으로 컴퓨팅 수요가 늘어날 전망에 급등한 것으로 풀이된다.
자동차 섹터도 강세를 보였다. 중국 전기차 업체 BYD가 지난 10일 자율주행 관련 발표회를 예고하며 자율주행 테마 기대감이 주가 반등 요인으로 작용했다. 11일 코스콤 ETF(상장지수펀드) 체크에 따르면 10일 ETF 순자산총액 증가율 1위는 TIGER 차이나전기차SOLACTIVE가 차지했다
.같은 날 전체 ETF 수익률 1위는 TIGER 차이나항셍테크레버리지, 3위는 KODEX 차이나H레버리지였다.
지난주 중국 주식 순매수 상위 기업도 기술·자동차 기업의 몫이었다. 11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중국 주식 순매수 1위는 닝보 투오푸 그룹으로, 자동차 부품 기업이 차지했으며 2위는 반도체 기업인 기가디바이스, 3위는 반도체 파운드리 기업 세미컨덕터 매뉴팩처링이었다.
김시청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3월 양회 전까지 중국 증시에 대한 정책 기대감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판단한다”며 “중국 AI 관련주에 대한 투자심리 개선이 증시 하방을 지탱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설화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대응전략에 전술적 변화가 발생한 점이 긍정적”이라고 평가하며 “중국도 미국과의 확전을 경계하고, 경기 충격을 최소화하려는 의지를 보여주고 있으나 미·중 통상마찰의 추세적 변화를 관찰할 수 있는 시점은 구체적인 액션 플랜이 가시화되는 4월 1일 이후가 될 것”이라고 봤다. 김민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