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금투자풀’ 증권사도 길 열렸다…62조 시장 경쟁 본격화 [투자360]

연기금투자풀 중장기 고수익 전략 유도
기금평가 항목 신설, 투자 확대 시 인센
증권사도 주간사 선정 가능토록 개선
증권사 운용사 간 경쟁도 본격화


여의도 전경 [게티이미지]


[헤럴드경제=유동현 기자] 금융당국이 62조원 규모 ‘연기금투자풀’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고수익 중장기’ 투자를 유도한다. 기금을 운용하는 주간사에 증권사도 참여를 허용하면서 자산운용사와의 경쟁도 본격화할 전망이다.

연기금투자풀은 4대 연금을 제외한 나머지 연기금들을 모아(pool) 운용하는 제도다. 연기금 자산운용의 효율성과 수익성을 제고하기 위해 2001년 도입됐다. 외부위탁운용관리(OCIO)로 이뤄지며 주간운용사 2곳이 기금을 운용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수탁고 규모는 62조원(기금46조원공공기관16조원)이다.

연기금투자풀은 수익률 변동폭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며 성과를 올렸다. 2023년 수익률은 6.67%다. 고용보험기금(5.99%)보다 앞섰고 국민연금기금(14.14%), 주택도시기금(8.26%)보다는 낮았다. 2018~2023년 동안 수익률 표준편차는 3.30을 기록했다. 국민연금기금은 8.75, 주택도시기금 4.39, 고용보험기금은 3.91이다.

다만 투자 손실 시 책임에 대한 우려로 위험을 회피하고 목표 수익률을 낮게 설정하면서 중장기 투자에는 소극적이었다. MMF 등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낮은 단기자산 투자 비중이 증가하는 추세였다. 이에 금융당국은 자체 수익률 제고를 위해 고수익 투자를 유도하겠단 구상이다. 금융당국이 12일 발표한 ‘연기금투자풀 제도 개편 방안’에는 고수익 중장기자산 투자 확대 시 인센티브 도입이 담겼다. 기금평가 항목을 신설해 기금의 여유자금을 유도하겠다는 것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더 이상 MMF, 채권형만 하지 말고 이제 중장기 고수익 될 수 있는 상품들도 적극적으로 투자하면 가점을 주겠다는 것”이라며 “이번 개편에서 의미 있는 변화”라고 평가했다.

이와 함께 대체투자 시 기존 3단계 심사절차를 단축하고 간소화한다. 달러 MMF와 국내 주식 및 채권형 ETF도 도입한다. 상품 다양화를 통해 수익률을 제고하도록 유도한다.

증권사도 주간운용사로 참여 가능하도록 개편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기존에는 자산운용사만 주간사로 참여 가능했다. 현재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이 맡고 있다. 앞으로는 증권사가 자본시장법상 일반 사모집합투자업으로 등록할 경우 참여가 가능해진다. 현재 사모집합투자업으로 등록된 증권사는 교보, 신한투자, IBK투자, 한국투자증권 등 9개사다. 금융당국은 증권, 운용사 중 상위 2개사를 주간사로 선정할 계획이다.

완전위탁형 보수를 성과연동형 보수로 전환해 ‘당근’도 심어줬다. 벤치마크 대비 초과수익률에 따른 성과보수율을 당해연도 운용 평잔에 적용해 다음해에 지급한다. 주간운용사가 1년마다 받는 지위 유지 기준도 기존 67점에서 70점으로 상향하면서 ‘허들’도 높였다.

증권사는 시장 참여 길이 열리면서 고무적인 분위기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제도 개편에 따라 내부 준비를 철저히 해왔다”며 “대형 자산운용사 중심의 시장에 기존 OCIO 비즈니스를 영위해왔던 대형 증권사들이 적극 참여함으로써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고 했다

반면 운용업계는 운용업에 전문성을 갖춘 만큼 우위라고 평가한다. 한 운용업계 관계자는 “투자풀은 나름의 독자적인 파이어월이 중요한 영역”이라면서 “운용사는 운용에 집중돼 투자 풀에 대해서 전문화, 즉 파이어월이 되어 있는데 증권사는 운용 전문 조직은 아니다 보니 다른 조직들과의 시너지성 업무라 볼 수 있다”고 했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운용사 전략도 적극적으로 변화를 예상하면서도 “결국(수익률은) 기관 등에서 조금 더 적극적으로 하겠다는 포지션이 전제돼야 한다”고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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