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4분기 서울 92.3%
지방은 67.1%에 그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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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의 아파트. [연합] |
[헤럴드경제=박로명 기자] 전국 분양시장에서 수도권과 지방 간 분양 시장 양극화가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작년 4분기 서울 아파트 초기 분양률은 90%를 웃돌며 양호한 분양 성적을 거뒀지만 경남 등 지방은 초기 분양률이 2.9%로 한 자릿수에 머물면서 제때 계약자를 찾지 못하고 있다.
11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공개한 ‘민간아파트 초기분양률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전국 민간아파트의 평균 초기분양률은 전 분기(54.5%) 대비 25.7%포인트 상승한 80.2%를 기록했다. 초기 분양률은 30가구 이상 공급하는 아파트 단지 중 분양을 시작한 지 3~6개월 된 사업장의 계약률을 집계한 수치다.
작년 4분기 수도권 아파트 초기 분양률은 83.9%로 집계됐다. 전 분기(70%) 대비 13.9%포인트 뛰었다. 서울은 전 분기(71.6%)보다 20.7%포인트 증가한 92.3%를 기록했다. 경기도 90.5%를 기록하며 초기 분양률이 전 분기(67.6%) 대비 23%포인트 상승했다. 다만 인천은 전 분기(83%) 대비 23.9% 하락한 59%에 그쳤다.
부동산 경기 침체 속에서도 수도권에 공급된 신규 단지들은 상대적으로 양호한 분양 성적을 거뒀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서울 송파구 ‘잠실 래미안 아이파크’는 지난해 10월 1순위 307가구 모집에 8만2487명이 신청해 평균 경쟁률 268.7대 1을 기록했다. 작년 11월 청약을 받은 서울 영등포구 ‘e편한세상 당산리버파크’도 전용면적 59㎡ 한 가구 모집에 1440명이 몰렸다.
반면 지방 분양시장은 분위기가 다르다. 5대 광역시의 경우 작년 4분기 초기 분양률은 82.1%로 전 분기(41.9%) 대비 40.2%포인트 증가했지만 이를 제외한 기타 지방의 초기 분양률은 67.1%에 그쳤다. 강원은 작년 4분기 초기 분양률이 간신히 50%를 넘겼다. 경북 16.1%, 경남 2.9%로 지방에서는 영남지역의 분양 성적이 특히 저조했다.
전문가들은 침체된 지방 분양 시장이 좀처럼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서울과의 격차가 벌어질 것으로 본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지방은 몇 년째 청약 경쟁률이 낮고 미분양이 물량이 순증하는 반면 서울은 기본 100대 1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하는 단지가 많다”면서 “서울과 지방 분양시장의 양극화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 수석위원은 “경남 등 지방 일부 지역은 준공 후 미분양이 갈수록 증가하는 추세”라며 “준공 후 미분양 물량이 적체된 상태에서 또 새롭게 분양에 나서다 보니 상대적으로 분양가가 높게 책정돼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