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7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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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학기를 맞은 12일 서울시내 한 대학교 앞에 위치한 부동산에 오피스텔 월세 가격이 붙어있다. 이상섭 기자 |
[헤럴드경제=신혜원 기자] #. 서울 마포구 동교동의 A오피스텔 전용면적 59㎡는 지난달 초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 90만원의 임대차계약을 맺었다. 같은 타입이 지난해 11월 말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 78만원에 계약을 맺었던 걸 고려하면 약 한 달 만에 12만원 올랐다.
#. 광진구 자양동 건대입구역 인근의 B오피스텔 또한 지난달 말 전용 43㎡가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 140만원에 계약이 이뤄졌는데 지난해 9월 같은 보증금에 월세 120만원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반 년 새 20만원 상승했다.
서울 오피스텔 월세가 고공행진하며 임대수익률도 29개월 연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서울 오피스텔 임대수익률은 4.7%를 넘어서며 6년 반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세사기, 대출규제 강화, 도심 비(比)아파트 공급 감소 등 복합적 요인으로 인한 ‘전세의 월세화’ 현상에 임대료가 오르자 임대수익률도 상승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12일 KB부동산 ‘오피스텔 임대수익률’ 월별 통계를 보면 서울은 지난달 4.71%로 집계됐다. 2018년 7월(4.72%) 이후 가장 높은 수치로, 2022년 9월(4.30%)부터 29개월 연속 오름세다.
이같이 임대수익률이 수년째 상승세를 보이는 건 서울 내 도심 오피스텔 월세가 가파르게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부동산원 통계를 봐도 지난해 12월 서울 오피스텔 월세는 전월 대비 0.12% 올라 1년 연속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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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오피스텔 임대수익률 추이 |
이러한 월세 상승세는 최근 2~3년 내 잇따른 비아파트 중심의 대규모 전세사기 피해로 월세 수요가 늘어난 것 외에도 대출, 공급량 등의 요인이 작용한 결과라는 해석이다. 정부의 대출규제 강화 기조에 시중은행들이 전세자금대출 문턱을 높이면서 전세 수요 일부가 월세로 이동한 영향도 있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 정부가 올해 1분기부터 전세대출 보증 비율을 기존 100%에서 90%로 낮추겠다고 예고하면서 전세의 월세화 현상은 심화될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다.
아울러 오피스텔 공급량 감소도 월세 가격을 끌어올리는 요소가 되고 있다고 본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기준 오피스텔 입주물량은 3만2214실로, 2021년(7만7018실)과 비교하면 절반에도 못 미친다. 올해도 입주물량은 약 3만실, 2026년 이후에는 1만실 이내에 그칠 전망이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정부 정책 방향 자체가 가계부채 관리에 방점이 찍혀있고 전세를 줄이는 방향으로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수요자 입장에선 대출도 잘 안나오고 전세사기 우려도 있다보니 월세로 전환되고, 사회적 분위기도 주거 형태가 월세가 보편화된 양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분간 월세 상승세는 지속될 수밖에 없다”며 “다른 선진국에 비하면 한국의 월세가 그나마 저렴한 편인데 이제는 우리나라도 임대 주거비가 늘어나는 상황에 직면한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