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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은[유튜브 채널 ‘지금백지연’ 캡처] |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MBC 기상 캐스터 출신 배우 김혜은(52)이 직장 내 괴롭힘에 시달리다 극단적 선택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고(故) 오요안나 사건과 관련해 “MBC는 기상캐스터에게 어떤 가치를 두고 있는지 되돌아봐야 한다”고 소신 발언을 했다.
김혜은은 지난 10일 MBC 아나운서 출신 백지연이 진행하는 유튜브 채널 ‘지금백지연’에 출연해 기상캐스터로서의 과거와 현재 배우생활에 대한 이야기를 이야기했다.
김혜은은 1997년 청주MBC 아나운서로 입사한 뒤 MBC 프리랜서 기상캐스터로 활약하다 지난 2004년 퇴사했다.
그는 “제가 (기상캐스터) 후배들을 뽑았을 때, 면접에서 후배들이 ‘저처럼 되고 싶다’고 하니 가슴에 압박이 오더라”며 “내가 얘들에게 뭘 해줄 수 있지라고 생각했고, ‘적어도 멋있게 나가야 겠다’, ‘박수칠 때 떠나야겠다’는 마음으로 열심히 했다. 그런데 결국 1년이 지나 과로와 스트레스로 병이 났다”고 퇴사하게 된 배경을 말했다.
김혜은은 오요안나 관련 의혹을 언급하며 “어느 조직이나 왕따는 있다고 생각한다. 있어서는 안 되지만 사람들이 있다 보면 그런 게 있더라”며 “그 안에 어떤 사연이 있는지 모르지만 제가 MBC에 바라는 하나를 얘기하고 싶다”고 조심스레 말을 이어갔다.
그는 자신이 기상캐스터로 재직했을 때는 “급여가 괜찮았고 비정규직다운 비정규직이었다”라며 현재 기상캐스터들은 그에 비해 턱없이 낮은 연봉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날씨를 전하는 기상캐스터에 대해서 회사는 어떤 가치를 두고 있는가. ‘소모품처럼, 상품화를 하는 그런 시선으로 조직이 보고 있지 않은가’라는 그런 생각을 저는 그때도 했다”고 말했다.
김혜은은 서울대학교 성악과를 졸업한 후 MBC 기상 캐스터로 입사해 9년간 ‘간판 기상 캐스터’로 일했다. 이후 배우로 데뷔해 ‘범죄와의 전쟁: 나쁜놈들 전성시대’,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 ‘이태원 클라쓰’ 등에 활약했다.
오요안나는 지난해 9월 28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사망 소식은 3개월이 지난 지난해 12월에야 뒤늦게 알려졌다. 사망 당시에는 구체적 배경이 공개되지 않았으나, 뒤늦게 고인의 휴대전화에서 직장 내 괴롭힘 피해를 호소하는 내용이 담긴 원고지 17자 분량의 유서가 발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