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민족 주권 침해 걷어치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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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주한미국대사관 맞은편에서 팔레스타인인들과 연대하는 사람들이 개최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가자지구 접수 구상 관련 긴급 규탄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이 들고 온 팔레스타인기와 미대사관의 성조기가 바람에 펄럭이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문혜현 기자] 북한이 팔레스타인 주민을 주변국으로 이주시키겠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가자지구 구상’을 두고 “나라와 민족의 자주권과 자결권,령토완정은 미국의 흥정물이나 희롱거리로 될 수 없다”며 맹비난했다.
조선중앙통신은 12일 ‘횡포무도한 강탈자, 이것이 미국이다’라는 제목의 논평을 내고 “지금 세계는 미국의 ‘폭탄선언’으로 죽가마끓듯 하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국제사회에 미친 파장을 설명했다.
다만 통신은 이날 논평에서 트럼프 대통령 이름을 거론하지는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연일 대화 메시지를 내고 있는 가운데 수위조절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통신은 “지역의 평화와 안착된 생활을 바라는 팔레스타인인들의 실날같은 기대마저 무참히 짓밟는 횡포한 폭언에 전세계가 경악하고있다”며 “살육과 강탈로 생존하는 미국의 태생적 본성, 패권적이며 침략적인 세계지배 야망은 지나간 역사로가 아니라 바로 가자의 오늘로써 명백히 증명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결코 가자 지대에 한한 문제가 아니다”라며 “현 미 행정부는 들어앉자마자 그린란드를 미국의 한 부분으로 만들 것을 획책하고 파나마 운하에 대한 관할권을 주장하였으며 멕시코만의 이름을 ‘아메리카만’으로 수정하는 등 국제법과 원칙을 우롱하는 망탕짓을 서슴없이 자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통신은 “미국이 제 마음대로 국제규칙과 질서를 만들어내면서 ‘유일초대국’으로 군림하던 일극시대도 이미 지나갔다”며 “미국은 시대착오적인 망상에서 깨여나 다른 나라와 민족의 존엄과 주권을 침해하는짓을 당장 걷어치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한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가자지구 전쟁 발발 후 줄곧 이스라엘을 비난하며 그 배후에 미국이 있다고 주장해온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