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답답한 경사노위, 계속고용 논의 ‘패스트트랙’ 만든다

권기섭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이 7일 서울 종로구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서 열린 경제사회노동위원회-소상공인연합회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


계속고용위와 부대표자급 논의 동시 진행하는 ‘패스트트랙’
전제는 노동계 ‘사회적 대화’ 참여…권기섭 위원장 “불참, 안타깝다”
정치권 뿐 아니라 정부 내부에서도 ‘재촉’…이기일 복지차관 “퇴직 후 재고용”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고령 근로자 계속고용 방식에 대한 노사정 사회적 대화를 주도해왔던 대통령소속 사회적 대화 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가 계속고용 방식에 대한 노사정 합의를 앞당기기 위한 ‘패스트 트랙’을 검토하고 있다.

12일 복수의 경사노위 관계자에 따르면 경사노위 산하 의제별위원회인 계속고용위원회 논의를 진행하는 동시에 ‘부대표자’급 논의 절차를 동시에 진행하는 방식의 ‘패스트트랙’을 검토하고 있다.

경사노위 한 관계자는 “통상 의제별위원회에서 노사정 합의가 이뤄지면 본위원회에서 최종적으로 합의를 마무리한다”면서 “하지만 계속고용위원회의 논의가 더딘 만큼 부대표자급이 참여하는 운영위원회를 동시에 가동하는 방식의 논의 방식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역시 현재 계속고용위원회 전체회의에 불참하고 있는 노동계의 협조가 없으면 불가능하다.

한국노총은 지난해 12·3 계엄사태에 따라 경사노위 사회적 대화 참여 중단을 선언했다. 이후 12월 14일 국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에 따라 다시금 사회적 대화에 복귀할 것으로 기대했지만, 여전히 불분명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지난 1월 23일 개최한 ‘계속고용에 대한 공론화와 대국민 의견 수렴을 위해 토론회’에는 참여하면서 사회적 대화에 복귀하는 것으로 해석되기도 했지만, 계속고용위원회 전체회의에는 참석하지 않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답답한 건 경사노위다. 권기섭 경사노위 위원장은 이날 ‘인구구조 변화 대응 계속고용위원회 14차 공익회의’에 앞서 열린 ‘세대공감 사회적 대화 자문회의’에서 “정치적 상황으로 인한 노동계 불참으로 사회적 대화가 일시 중단된 것에 대해 사회적 대화 운영을 책임지는 경사노위 위원장으로서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노동계 일각에선 한국노총의 공식 복귀는 헌법재판소의 윤 대통령 탄핵 인용 이후라는 전망이 나온다.

경사노위는 오는 6월 만료되는 계속고용위원회 활동기한보다 2개월 앞선 4월까지 노사정 합의를 도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정치권은 물론 정부 내부에서도 경사노위를 재촉하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전날 이기일 보건복지부 1차관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임금 삭감을 전제한 퇴직 후 재고용 형태로 64세까지 일할 수 있게 해줘야 한다”며 말했다. 현재 경사노위에서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계속고용 방식에 대해 정부 내에서 이같은 발언은 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정치권도 경사노위에 대한 압박 강도를 높이고 있다. 앞서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6일 현재 60세로 규정된 정년 연장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진성준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정부 경사노위에서 이 문제를 논의했지만, 내란 사태로 한국노총이 회의에서 철수하면서 논의가 중단된 상태”라며 “이제는 국회에서 본격적으로 논의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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