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도 못 내는 ‘좀비 상장기업’ 비율 21.8%로 사상 최대

한계기업 비율 2020년 15.3%에서 2024년(9월) 21.8%로 6.5%p↑
부채비율·차입금의존도·매출액영업이익률 등 경영지표 갈수록 악화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상장기업 중 영업활동에서 창출한 이익으로 금융비용조차 지불할 수 없는 일명 ‘좀비기업(한계기업)’ 비율이 크게 증가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정부의 상장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도 불구하고 경영성적은 날로 악화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12일 더불어민주당 임광현 의원(비례대표, 기획재정위원회)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24년 9월 기준, 상장기업 중 한계기업의 비율은 21.8%(대기업 10.8%, 중소기업 32.8%)로 2020년(15.3%) 대비 6.5%포인트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5년간 상장기업 중 한계기업 현황


또, 부채비율, 차입금의존도, 매출액영업이익률 등 한계 상장기업 경영지표 또한 한계기업이 정상적인 상장기업에 비해 현격하게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윤석열 정부의 상장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이 시행된 지 1년이 다 되었지만 상장기업의 경쟁력은 오히려 밸류다운 된 것이다.

이와 더불어 업종별 한계 상장기업을 살펴보면, 절반 이상(56.2%, 328곳)이 제조업으로, 제조업 한계기업의 증가는 우리나라 수출의 근간인 제조업의 약화로 이어지고 결과적으로는 수출 경쟁력 위축으로 나타날 우려가 있다.

임광현 의원은 “윤석열 정부가 우리나라 상장기업의 경쟁력을 키우겠다며 작년 2월 야심 차게 추진한 ‘밸류업 프로그램’의 1년 성적표를 살펴보니 오히려 좀비기업만 양산하는 밸류 다운 프로그램이 됐다”며 “그러나 정부는 근본적인 해결책 대신 ‘시총 기준을 올려 좀비기업을 퇴출하겠다’며 눈 가리고 아웅식 고육지책에만 급급하다. 상장기업의 근본적인 경쟁력 강화를 통해 기업 생태계를 혁신하고, 우리나라의 회복과 성장을 뒷받침 할 수 있는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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