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20평도 작다, 편의점의 대형화 왜?[세모금]

GS25, 6년간 신규점포 면적 7평 증가…CU도 중대형 ↑
‘편의점 평균 규모 2배’ 동네 슈퍼마켓 업종 변경도 늘어


BGF리테일의 엔터테인먼트 특화 편의점 ‘뮤직 라이브러리’(CU 에이케이&홍대점)에서 고객들이 K팝 굿즈를 살펴보고 있다. [BGF리테일 제공]


[헤럴드경제=신현주 기자] 편의점이 커지고 있다. 1~2인 가구 증가와 내수 침체 여파로 소비자들이 대형마트보다 접근성이 좋은 유통 채널을 찾으면서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편의점은 올해도 대형 점포 확대에 나선다. 편의점은 보통 20평(66㎡) 이내 규모로 이뤄진다. 업계에서는 25평 이상을 중대형 점포로 본다.

지난 6년간 신규 출점한 GS35 점포의 평균 면적은 꾸준히 늘었다. 2019년 18.7평(62㎡)이었던 평균 면적은 지난해 25.2평(83.2㎡)로 확장했다.

CU는 신규 점포 중 25평 이상 비중이 2020년 17.6%에서 지난해 22.5%로 증가했다. 50평 이상의 대형점포 수도 2023년 기준 300개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븐일레븐은 2019년 선보인 먹거리 특화 매장 ‘푸드 드림’을 확대한다. ‘푸드 드림’은 일반 점포보다 넓은 공간에서 도시락과 가정간편식을 판매하는 매장이다.

동네 슈퍼마켓을 편의점으로 전환하는 ‘업종 변경’ 사례가 늘고 있다. 30~40평 규모의 매장을 편의점으로 전환해 매출 확대를 노리는 전략이다.

이마트24의 경우 노브랜드 협업 신규 매장 기준으로 슈퍼마켓에서 편의점으로 전환한 경영주 비중이 38%에 달한다. 이들 점포 평균 면적은 41평(135㎡)이다. 기존 이마트24 점포보다 18평 크다. 매출도 기존 점포 일평균 매출 대비 약 60% 높다.

업계는 점포가 클수록 더 많은 재고를 확보할 수 있어 매출이 증가한다고 진단한다. 편의점 본사가 가맹점주에게 PB(자체브랜드) 제품 혹은 주력상품 입고를 설득할 때도, 매장 규모가 크면 부담을 줄일 수 있다.

GS25 매장 [GS리테일 제공]


업계 한 관계자는 “대형 점포일수록 본사 전략을 구현할 수 있는 공간이 넓어지고, 소비자 역시 큰 매장을 선호해 중대형 매장은 앞으로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대형마트 대신 기업형 슈퍼마켓(SSM)이나 편의점을 찾는 소비자가 늘어 식품의 진열 비중을 늘리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지난해 산업통상자원부 조사에 따르면 국내 대형마트 업계 매출은 전년 대비 0.8% 줄어든 반면, SSM과 편의점 업계 매출은 각각 4.6%, 4.3% 증가했다.

특화 매장 확보에도 대형 매장이 유리하다. 최근 업계는 점포에 로봇 기술을 설치하거나 패션·엔터테인먼트에 특화된 매장을 통해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이들 매장 역시 기존 매장보다 넓은 편이다.

GS25는 지난해 5월 1인 피자 브랜드인 고피자와 협력한 특화 매장을 선보였다. 해당 매장은 5개월 만에 1000호점을 달성했다. 매장에 로봇 바리스타를 설치하거나 스포츠 특화 매장을 설치하는 등 특화 매장 출점에도 힘주고 있다. CU는 젊은 인구가 많이 찾는 홍익대학교 근처에 라면 라이브러리, 뮤직 라이브러리 등을 선보였다.

대형 점포 확장은 수익성 강화 전략과도 맞닿아 있다. 지난해 고물가와 소비 위축 속에서 비교적 선방했지만, 성장세 자체가 둔화한 영향이 크다.

GS리테일의 지난해 매출은 11조6551억원으로 전년 대비 4.7%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18.1% 감소한 2391억원이었다. 당기순이익은 335억원의 손실을 냈다. BGF리테일은 전년 대비 6.2% 증가한 8조6988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0.6% 감소한 2516억원에 그쳤다.

편의점 관계자는 “편의점은 유행에 민감해 출시하는 제품 자체로 차별화가 쉽지 않다”며 “특화 매장으로 브랜드를 인식시키고, 추가 소비로 이어지도록 소비자 발길을 잡는 것이 관건”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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