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무역변화·인플레이션·AI·정치불확실성 등 다가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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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왼쪽부터)을 비롯한 이헌재 전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정세균 전 국회의장·국무총리, 윤증현 전 기획재정부 장관, 유일호 前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등이 12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대접견실에서 열린 ‘경제원로 초청 간담회’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 |
[헤럴드경제=한영대 기자]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12일 “국제 무역 질서가 바뀌는 등 태풍이 오는 상황 속에서도 경제를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의사결정들이 이뤄져 격변기를 잘 헤쳐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이날 서울 대한상의 회관에서 진행된 간담회 ‘한국경제가 나아갈 길, 경제원로에게 묻다’에서 “최근 우리나라 경제에 4개의 폭풍이 다가오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최 회장이 언급한 우리나라 경제 리스크는 ▷국제 무역 질서 변경 ▷인플레이션 ▷인공지능(AI) ▷정치적 불확실성이다.
최 회장이 마련한 이날 간담회는 정세균 전 국회의장·국무총리, 이헌재 전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윤증현 전 기획재정부 장관, 유일호 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참석했다. 노무현 정부부터 박근혜 정부까지 보수와 진보를 아우르는 역대 정부의 정책사령탑이 한 자리에 모였다.
최근 한국 경제는 그 어느 때보다 힘든 시기를 겪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미국으로 수입되는 철강, 알루미늄에 대해 관세 25%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우리나라 기업들이 받을 리스크는 커지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야되는 정부의 리더십 공백 사태는 길어지고 있다.
최 회장은 이날 행사에서 “오늘 행사에 참석하신 원로분들은 과거 우리 경제 위기를 극복했다”며 “열심히 듣고 공부해 기업이 실천해야 될 부분은 과감하게 시작하고 정부에도 의견을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는 각종 불확실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한국 경제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간담회에 모인 역대 정부 정책 사령탑들은 해결책으로 민·관 협력, 기업 투자에 대한 정부 지원 등을 꼽았다.
정세균 전 의장은 모두발언에서 “대한민국의 강한 경쟁력은 민·관·정의 협력으로 완성된다”며 “민간은 혁신적 아이디어와 기술 상용화에 앞장서고, 정부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정치권은 산업정책 지원과 민생 안정을 위한 법·제도 기반 확충에 온 힘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2기 통상 정책의 파고가 높지만 위축되기보다는 우리의 강점 분야를 더욱 키워서 대한민국이 꼭 필요하게 만들고, 이를 바탕으로 협상력을 키워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헌재 전 부총리는 “최근 한국 경제는 여러 기저질환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며 “정부가 컨트롤하기에는 경제 규모가 커지고 복잡해져 민간주도의 신성장 전략으로 패러다임 전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시대 대응전략에 대해서는 “미중 관계가 정립될 때까지 면밀하게 관찰하며 협상에 유리한 전략을 모색해야 한다”며 “이 기회에 반도체, 자동차, 조선, 전자 등 분야에서 기업 차원의 동맹 관계에 가까운 전략적 협력 관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윤증현 전 장관은 “방위비 인상 압박, 북한과의 재협상, 중국과의 관계 등 한국이 답해야 할 시간이 빠르게 다가오고 있다”며 “정치 안정 없이 경제발전을 기대할 수 없는 만큼 정국이 빠르게 안정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유일호 전 부총리는 “정치적 불안이 해소될 때까지 첫째도, 둘째도 안정에 역점을 두어야 한다”며 “정부와 정치권은 기업과 투자자, 소비자 등 경제주체들의 심리적 안정을 뒷받침하는데 역점을 두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