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ME 페드워치툴, 9월 FOMC에서야 금리 인하 가능성 58.1%
트럼프, 상호관세 서명 초읽기…인플레 압력 더하나
서학개미 사랑 ‘美 기술주’엔 금리 인하 속도조절 부담 가능성
韓 증권가는 ‘증시 급락’ 등 충격 없다 중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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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12일(현지시간) 미 연방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 증언에 나서 발언하고 있다. [AFP] |
[헤럴드경제=신동윤·신주희 기자] 예상보다 더 뜨겁게 달아오른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탓에 기준금리 인하 속도 조절을 시사한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발언에 무게가 실린다. 시장에서도 3분기 말쯤에야 금리 인하가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금리 인하 기대를 이미 주가에 반영한 글로벌 증시가 어느 방향으로 움직일지 관심이 집중된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12일(현지시간) 미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25.09포인트(0.50%) 밀린 44,368.56에 거래를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16.53포인트(0.27%) 내린 6,051.97, 나스닥종합지수는 6.09포인트(0.03%) 오른 19,649.95에 장을 마쳤다.
12일(현지시간) 나온 1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품목 수치와 변동성이 큰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수치가 모두 예상치를 웃돌았고, 증시에 직격탄을 날리며 투심을 위축시킨 모양새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1월 CPI는 전월 대비 0.5%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2023년 8월(0.5% 상승) 이후 최대치며, 시장 예상치 0.3% 상승을 상회한 것이다. 1월 근원 CPI도 전월 대비 0.4% 상승하며 예상치를 상회했다. 지난해 3월 이후 최대폭 상승률이다.
전년 동기 대비로도 전품목 수치는 3.0%, 근원치는 3.3% 오르며 3%대 상승률을 다시 찍었다.
물가 지표가 뜨거워지면서 가뜩이나 꺾인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을 더 낮추는 상황이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12일 오후 5시 18분(미 중부시간) 현재 3월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동결(4.25~4.50%)할 가능성은 97.5%에 달했다. 7월 FOMC까지도 동결 가능성이 55.8%로 절반을 넘어서는 가운데, 9월 들어서야 1회(25bp 인하, 1bp=0.01%포인트) 이상 금리 인하 가능성이 58.1%로 동결을 앞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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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ME 페드워치툴 캡처] |
미 연준도 한동안 금리를 동결하면서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기류가 강해지고 있는 분위기다.
지난 11일(현지시간) 미 상원 청문회에서 기준금리 인하를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한 파월 의장은 12일(현지시간) 미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 증언에서도 금리 인하를 서두르지 않을 것이며 “데이터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반복했다.
래피얼 보스틱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다음 금리 인하와 관련해 “예상보다 늦게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문가들도 연준이 금리 인하를 잠시 멈출 가능성에 베팅한다. 브라이언 모이니한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최고경영자(CEO)는 올해 들어 미국 소비자들의 지출이 강한 흐름을 보인다며 “연준이 기준금리 인하를 보류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롱보우 애셋매니지먼트의 제이크 달러히드 최고경영자(CEO)는 “시장은 연준이 추가 (금리) 인하를 전혀 하지 않을 가능성을 되새겨보고 있으며 이는 오늘 증시 약세의 배경이 됐다”라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발(發) 글로벌 관세 전쟁 확전세도 시장엔 불확실성을 더하는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12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상호 관세’ 발표 일정에 대해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내일(13일) (백악관을) 방문하기 전에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날 ’상호 관세 행정명령에 서명하냐‘는 기자의 질문에 ”오늘 할 수도 있다. 내일 아침 또는 나중에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는 상호관세에 서명할 것“이라며 의지를 재확인했다.
미 월가에선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부과로 인한 비용이 결국 미국 소비자들에게 전가될 수밖에 없으며, 이는 소비자 물가의 상승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란 우려 섞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추가적인 물가 상승은 금리 인하의 발목을 잡을 수밖에 없고, ‘위험 자산’의 대표 격인 증시엔 타격을 입힐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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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 |
웰스파고의 사미르 사마나 글로벌 주식 및 실물 자산 총괄은 “예상보다 더 뜨거운 CPI는 너무 뜨거운 인플레이션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안을 확인시켜 줬다”며 “위험 시장은 더 오를 수 있겠지만 지난 2년보다 더 순탄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리 인하 가능성의 후퇴는 서학개미(미국 주식 소액 개인 투자자)의 투자가 쏠려 있는 기술주엔 리스크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도 있다. 이날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의 해외 주식 보관액 상위권엔 테슬라(1위, 199억5368만달러), 엔비디아(2위, 122억9133만달러), 애플(3위, 44억7914만달러), 팔란티어(4위, 34억2950만달러), 마이크로소프트(5위, 31억5931만달러)가 차례로 이름을 올렸다.
국내 증시에도 미 연준의 금리 인하 가능성 하락은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단 분석이 나온다. 다만, 증시 급락과 같은 충격은 없을 것이란 게 중론이다. 코스피 지수는 전날 전장 대비 9.34포인트(0.37%) 오른 2548.39로 장을 마치며 이틀 연속 상승한 바 있다. 올해 들어선 6.21%(2399.49→2548.39)나 상승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까지 물가와 고용 지표 발표가 한 번씩 더 남아 있다”며 “관세도 인플레이션 판을 다시 짤 정도로 격하게 두드러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미국에서 물가 압력이 다시 고조될지는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무엇보다 임대료 및 주택 가격 상승률이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고, 임금 상승률도 하향 안정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박성우 DB금융투자증권 연구원은 “1월 CPI 급등은 기업들이 새해 가겨을 재조정하는 계절적 패턴이 충분히 반영되지 못했기 때문일 수도 있다. 연초~1분기 인플레이션이 가속되고 2분기 이후 가파르게 딸어지는 현상이 2023년부터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중”이라며 “트럼프 정부의 관세 및 이민 정책 변화가 경제 및 인플레이션에 높은 변동성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연준은 최대한 데이터를 기다리며 보수적 입장을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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