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이 무슨 잘못? 반드시 처벌받게 할 것” 도 넘은 악플에 하늘양 父 분노

경찰 사이버수사대 유족 관련 악성 댓글 모니터링
아버지 “부모 보호 앱 혹시해서 설치, 녹음 안돼”
“학교에서 선생님이 아이 살해, 본질 봐달라” 호소


12일 오전 초등학생 피살사건 피해자 김하늘(8)양의 합동분향소 대전 서구 한 초등학교에 마련돼있다. [연합]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대전 서구 한 초등학교에서 48세 여교사 명씨가 저지른 잔혹한 범죄에 8세 딸을 잃은 아버지가 악성 댓글을 다는 악플러를 향해 “반드시 법적 처벌을 받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13일 경찰에 따르면 사이버수사대가 유족 관련 비난·악성 댓글 등에 대한 24시간 모니터링을 진행, 위반 사항 있으면 강력 조치에 나설 예정이다.

전날 대전 서구 건양대병원 장례식장에서 취재진을 만난 김하늘양의 아버지는 악플러에 대해 언급했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2일 대전 서구 한 장례식장에 마련된 대전 초등학생 피살 사건 피해자 고(故) 김하늘 양 빈소를 찾아 조문 뒤 유가족을 위로하고 있다. 2025.2.12 [기획재정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김씨는 “휴대전화 앱을 통해 (사건 현장의) 소리를 실시간으로 들었다는 것과 관련해 악플을 쓰는 분들이 있더라”며 “이것은 앱스토어에서 검색만 해도 나오는 무료 제공 앱”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앱의 경우 녹음은 안 되고 (실시간으로) 들을 수만 있다”며 “혹시나 하는 마음에 설치해 둔 것이고 평상시에는 위치 확인하는 용도로만 사용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내 딸이) 무슨 잘못을 한 게 있냐? 그냥 선생님을 따라갔다가 죽은 것”이라며 “학교에서 선생님이 아이를 살해했고, 아이는 아파서 소리도 못 질렀을 것”이라고 사건의 본질을 봐 달라고 호소했다.

김씨는 “앞으로 모든 악성 댓글 관련 정보를 수집하겠다”며 “반드시 악플을 쓴 모든 사람이 법적 처벌을 받도록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경찰에 따르면 20여년 교직 생활을 한 정교사 명씨는 지난 10일 오후 4시 30분쯤 교내에서 돌봄 수업을 마치고 혼자 나오는 김하늘양을 “책을 주겠다”며 같은 층에 있는 시청각실로 유인해 잔인하게 살해했다.

유족에 따르면 학원 측으로부터 하늘양이 오지 않았다는 연락을 받은 부모는 하늘양 휴대전화에 깔린 보호 앱을 통해 아이 주변 소리를 청취했다. 오후 4시50분쯤부턴 아이 목소리는 하나도 들리지 않았고 늙은 여자가 달리기한 뒤 숨을 헥헥 거리는 듯한 소리, 서랍을 열고 닫는 듯한 소리, 가방 지퍼를 여는 것 같은 소리가 들렸다. 아버지는 계속해서 앱을 통해 알람을 울리게 했으나 강제로 종료됐다.

경찰관은 학교 옆 아파트에서 신호가 추적되는 것 같다며 아파트를 수색했다. 그러나 하늘양의 시신은 돌봄교실에서 불과 20m 떨어진 시청각실에서 오후 5시 50분께 하늘양의 할머니에 의해 발견됐다. 당시 하늘 양은 심정지 상태로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고, 손과 목 등을 자해한 A씨는 의식이 있는 상태로 수술 후 건강을 회복하고 있다.

명씨는 병원에서 수술받기 전 경찰에게 “내가 범행한 것”이라고 자백했다. 이후 경찰 조사에서 “어떤 아이든 상관없이 같이 죽을 생각으로, 맨 마지막에 나가는 아이에게 책을 준다고 말해 시청각실로 불러 범행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A씨에 대한 신상 정보 공개를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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