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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조정에 반대한 엔씨소프트 노조 집회 [사진, 엔씨소프트 노조] |
[헤럴드경제= 박영훈 기자] “통렬히 반성한다” (박병무 엔씨소프트 공동대표)
최고의 연봉과 복지로 부러움을 사던 국내 대표 게임사 엔씨소프트가 충격적인 적자를 냈다. 상장 이래 처음이다.
12일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영업손실 1092억원으로 1998년 이후 첫 적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주가도 속절없이 추락했다. 100만원이 넘었던 주가가 역사적 저점인 17만원대까지 폭락했다. 엔씨소프트는 100만원이 넘었던 황제주였다. “빠지면 무조건 사라”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열풍을 몰고 왔다. 엔씨소프트가 이렇게 몰락할지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충격적인 실적 나오자 “몰락 한순간이다” “이러다 다 죽는다” 등 주주들은 아우성이다.
박병무 엔씨소프트 공동대표는 실적발표 자리에서 “엔씨소프트가 개발력이 떨어진다, 폴리싱(최종 마감)을 못한다, 이용자 소통이 적다는 등의 비난을 많이 받았다”라며 통렬히 반성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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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씨소프트 김택진 대표가 신입 사원들과 대화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 엔씨소프트] |
엔씨소프트는 노조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12년 만에 대규모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5000여명에 달했던 본사 인력도 3000여명대로 줄였다. 1000억원대 적자를 내는 상황에서 불가피한 선택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회사 안팎에선 “잔치는 끝났다”라는 푸념이 커지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채용 때마다 역대급 사원이 몰릴 정도로 화제가 됐다
엔씨소프트는 IT 업계에서 가장 높은 연봉을 주는 회사로 유명하다. 5500만원의 최소 연봉을 보장하고, 초임 연봉의 상한선도 없다. 신입 사원이라도 역량에 따라 5500만원 이상의 연봉을 받을 수 있다. 성과에 따라 억대의 보너스를 지급하는 등 매년 책정하는 성과급도 IT 업계 최고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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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씨소프트 사옥 [사진, 엔씨소프트] |
복지도 업계 최고다. 주택자금과 생활안정자금 대출 등 직원들이 돈 걱정 없이 회사에 다닐 수 있도록 지원해 왔다. 직원들의 재학시절 발생한 학자금 대출의 상환도 지원한다. 현재 국내에서 이 같은 복지제도를 운영 중인 곳은 엔씨소프트가 유일하다. 특히 업계 최초로 완전 자율 출퇴근제도를 운영한다. 1주 40시간 근무를 원칙으로 출퇴근 시간을 자신의 편의에 따라 유연하게 설정할 수 있다. 출근 시간은 오전 7시부터 10시 사이로 직원 개인이 선택한다.
하지만 대표 게임인 리니지 시대가 끝나면서 큰 위기에 직면한다. 신작 게임마저 연이어 흥행에 실패했다.
엔씨소프트는 인력 효율화와 인수합병(M&A)을 통해 새로운 돌파구를 모색 중이다. 창사 이래 최대 위기에 직면한 엔씨소프트가 부활에 성공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