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2.2p 하락 vs 지방 9.3p 상승
“주택경기 침체 장기화 가능성…대책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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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관련 사진. [연합] |
[헤럴드경제=김희량 기자] 서울의 입주전망지수가 4개월째 하락하며 2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거래 위축으로 기존 집들이 매각 지연되자 입주를 못하는 비율이 급증한 것으로 풀이된다.
13일 주택산업연구원(주산연)에 따르면 이달 전국 아파트 입주전망지수는 75.6으로 전달(68.4) 대비 7.2포인트(p) 상승했다. 지방 아파트에 대한 대출규제 완화 등으로 비수도권의 전망이 개선되며 수도권의 하락 폭을 넘어섰기 때문이다.
입주전망지수는 아파트를 분양받은 사람이 정상적으로 잔금을 내고 입주할 수 있을지를 예상하는 지표이다. 주택사업자로 구성된 한국주택협회와 대한주택건설협회 회원사를 대상으로 조사해 산출하는데 100 이하로 내려가면 입주 여건이 나쁘다는 의미이고 100 이상이면 그 반대를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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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입주전망지수 추이. [주택산업연구원 제공] |
특히 서울은 지난해 10월 이후 4개월 연속 입주전망지수가 악화됐다. 이달은 전달 대비 12.2p 하락한 75.8을 기록했다. 수도권의 경우 72에서 69.8로 입주전망지수가 2.2p 하락했다. 도지역 중 강원에서는 신축 공사 중단 및 입주 지연으로 인해 입주전망지수가 전달(69.2) 대비 6.7p 내린 62.5로 집계됐다.
지방의 입주 전망 지수는 67.6에서 76.9로 9.3p 상승했다. 인천(64.2→68.1, 3.9p↑), 경기(63.8→65.3, 1.5p↑)는 소폭 상승했다. 5대광역시도 울산(61.1→75.0, 13.9↑), 대구(68.0→83.3, 15.3p↑), 대전(61.1→72.7, 11.6p↑), 광주(58.8→64.2, 5.4p↑), 부산(69.5→75.0, 5.5p↑) 순으로 모두 올랐다.
주산연은 지난달 정부가 지방 아파트 관련 대출규제를 다소 완화한 것과 최근 두 달 동안의 기저효과로 지방 아파트 입주전망지수가 상승했다고 보고 있다. 주산연은 “탄핵정국에 따른 정치적 불확실성과 미국발 경제적 변동성 등 여러 불안 요인이 겹치며 주택거래가 감소 중”이라며 “장기화 가능성이 있는 주택경기 침체에 대한 대책 수립이 필요해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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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아파트 입주율과 수분양자의 미입주 사유. [주산연 제공] |
올해 1월 전국의 입주율은 63.5%로 지난해 12월 대비 6.2%p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수도권은 82.5%에서 81.4%로 1.1p 소폭 하락했지만 인천·경기(79.1%→ 69.9%) 입주율은 9.2%p 대폭 하락했다. 5대광역시는 67.8%에서 57.2%로 10.6%p 대폭 하락, 기타지역도 67.2%에서 64.2%로 3.0%p 감소했다.
주산연은 “인천은 입주물량 상당부분이 연수구에 몰려있는데 적정신규수요의 2~3배가 넘는 과잉공급과 함께 GTX-B노선 착공지연 등 매매심리가 위축되어 입주율이 하락한 걸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비수도권은 광주·전라권 8.7%p(57.3→66.0%) 상승을 제외하고 모두 하락했다. 전국적으로 아파트 입주물량이 감소(2024년 36만가구 →2025년 26만가구)한 가운데 광주는 1월 아파트 입주물량이 138가구로 작년 동월(811가구) 대비 급감하여 입주율이 상승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강원권은 40%로 2017년 6월 조사 후 가장 낮은 입주율을 보였다. 강원지역 아파트 전세가율이 76.6%로 지방 평균보다 3.3%p 높아 전세 대신 기존주택 위주의 매매거래가 이루어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미입주 원인은 기존주택매각 지연(42.1%), 잔금대출 미확보(26.3%), 세입자 미확보(21.1%), 분양권 매도 지연(5.3%) 순으로 조사됐다. 잔금대출미확보는 7.6%p, 분양권 매도지연은 4.2%p 감소한 반면, 기존 주택 매각지연은 10.0%p, 세입자 미확보는 4.1%p 증가했다.
주산연은 “수요자들의 관망세가 높아져 기존 주택 매각지연 비율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면서 “정부의 대출규제 기조 완화가 속히 이루어져야 침체된 실수요자 시장이 개선될 것”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