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당 출연료 3억원, 너무 심하다 했는데”…망할 줄 알았더니 ‘대반전’

눈물의 여왕 속 한 장면. [공식 유튜브 캡처]


[헤럴드경제=박혜림 기자] “회당 출연료 3억원, 알고 보니 양날의 칼?”

국내 대표 콘텐츠 제작사 ‘스튜디오드래곤’의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크게 감소했다. 그럼에도 신작 선판매 비중 확대 및 OST, MD 등 부가사업에 기반한 매출이 큰 폭으로 증가하며 4분기 ‘선방’에 성공했다. 수십 억원에 달하는 비용 출혈을 감내하며 이어온 스타 마케팅이 ‘양날의 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스튜디오드래곤은 12일 실적 발표를 통해 지난해 매출이 5501억원, 영업이익이 364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27%, 34.9% 줄어든 수치다. 다만 4분기에는 영업이익이 54억원으로 전년 동기(영업손실 38억원) 대비 크게 증가하며 흑자 전환했다.

4분기 흑자 전환을 이끌고, 지난해 영업이익을 지탱한 건 ‘신작 선판매’였다. 스튜디오드래곤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감소한 이유는 전년 대비 연간 제작 회차가 40% 감소하고 미디어 업황이 부진했기 때문”이라면서 “신작 선판매 비중을 전년 대비 23.9% 늘려 라인업 감소 영향을 최소화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4분기 신작 전체 회차를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와 방송사 채널에 선판매 하고, 제작비 효율화로 수익성을 강화해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고 덧붙였다.

2024년 스튜디오드래곤 콘텐츠 라인업. [스튜디오드래곤 제공]


신작 선판매는 사실상 배우들의 ‘이름값’으로 결정된다. 해외에서 인지도 있는 주연 배우의 유무가 선판매 성공과 직결되기 마련이다. 업계 관계자는 “주연 배우의 해외 인지도가 중요하다 보니, 아예 기획 및 캐스팅 단계부터 해외 영업팀 직원들이 회의에 참여해 캐스팅에 대한 조언을 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제작사들도 회당 수억원에 달하는 배우들의 엄청난 몸값을 울며 겨자먹기로 감내하는 실정이다. 스튜디오드래곤의 경우에도 지난해 선보인 드라마 ‘눈물의 여왕’ 제작비의 상당 부분이 배우 출연료였다. 주연급 배우의 출연료가 회당 3억~4억원에 이르며, 제작비 가운데 일부가 3분기 실적까지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동시에 올해 4분기 수익성 방어에 기여한 것도 ‘눈물의 여왕’이었다. OST와 한국, 일본, 필리핀, 대만에서 진행된 관련 MD 팝업스토어가 큰 인기를 끌며 단일 IP 기준 역대 최대 사업 매출을 실현했다. 스튜디오드래곤은 실제 올해 OST, MD 등 부가사업에 기반한 기타 매출이 전년 대비 61.2% 늘어났다고 밝혔다.

배우 출연료가 쉽게 포기할 수 없는 양날의 칼로 작용하며, 나머지 영역에서는 허리띠를 조를 수밖에 없다. 스튜디오드래곤도 제작비 효율화를 위해 지난해 하반기부터 제작비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실비정산을 확대했다. 올해에는 제작 작품 대다수에 실비정산 시스템을 적용하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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