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장, 일평균거래 8개월만에 20조원대 회복

상장주식 회전율도 석달째 개선
투자심리 ‘신중 모드’ 개선 조짐



국내 증시 하루 평균 거래대금이 이달 들어 20조원대를 회복했다. 8개월 만이다. 거래 빈도를 의미하는 회전율도 3개월째 상승세다. 올해 증시 상승세에도 ‘신중 모드’였던 투자심리가 개선되는 조짐으로 풀이된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기준 2월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20조2301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평균 대금 16조5579억원 대비 3조6000억원 넘게 늘었다. 거래대금이 20조원대로 복귀한 건 지난해 6월(21조7595억원) 이후 처음이다.

올 들어 국내 증시 상승률이 미국·일본 등 주요국 대비 높지만 투자자들은 주식 투자에 신중한 상태였다. 코스피가 올해 6.23% 오르며 다우존스(4.66%), 니케이(-0.87%), CSI300(2.60%) 등을 앞지르고 있지만 1월까지는 관망세가 짙었다.

하루 거래대금은 최근 5개월 동안 15조~16조원대 박스권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지난해 코스피가 7월부터 12월까지 6개월 연속 하락 마감하면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6년 만에 ‘최장 하락’을 기록하면서다. 미국 금리인하 지연 우려와 수출 악화, 증시 비중이 큰 반도체 집중 투매 등이 맞물리며 거래대금 절벽을 겪었다. 코스피가 2600에서 2750 목전까지 상승세를 그리던 지난해 2~3월 22조원대를 기록했다.

이달 상장주식 회전율은 1.15%로 지난달(1.14%)보다 소폭 개선됐다. 12월(1.12%) 이후 3개월째 상승세다. 상장주식 회전율은 일정 기간의 거래량을 상장주식 수로 나눈 값이다. 회전율이 높으면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어 ‘손바뀜’이 활발했음을 의미한다.

투자심리가 살아난 건 ‘저가매수’ 심리가 투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증시 밸류에이션은 역사적 저점에 가깝다. 지난해 말 코스피 주가순이익비율(PER)은 8.2배,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8배다. 2008년 금융위기처럼 극단적 불황 국면 수준이다.

김용구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작년 연말에서 연초 넘어오면서 시장에 부침이 있었던 상황”이라며 “2500 언더 구간에서는 최악을 가정한다 하더라도 절대적으로 ‘싸다’라는 심리가 크다보니 저가매수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미국 관세에 따라 긴장하던 투심도 안정되고 있다. 지난 11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모든 수입 철강·알루미늄에 25% 추가 관세를 부과한단 소식에도 미 3대 지수가 상승했고 코스피도 0.71% 오르며 사흘 만에 반등했다. 이른바 ‘관세 내성’이 생겼다는 진단도 나온다. 관세를 통한 세입 확보보다 무역 협상 도구로써 관세 활용에 무게를 뒀다는 해석이 받아들여지면다.

조병현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관세 정책이 시한을 두면서 협상을 우선시하다 보니 경계심이 조금 풀어진 부분들도 (투자심리 회복에) 영향을 주고 있다”며 “중국 소비 정책 등 영향으로 삼성전자 등이 기존에 비해 부담이 덜어질 수 있다는 기대감도 생기고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무역 분쟁에 따른 수출 감소 전망으로 펀더멘털(기초체력) 측면에서 확신이 부족한 점, 금리인하 지연 흐름 등 매크로 변수로 추세적 반등의 관문은 남았다고 부연했다. 유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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