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는 좁다” 밀라노 리허설 성공한 태극전사,동계AG 종합 2위 피날레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 8일 열전 마감

금 15개로 목표 초과달성…종합2위 수성

쇼트트랙·빙속에 피겨·설상도 눈부신 선전

2026 밀라노 올림픽 메달 전선 ‘파란불’

 

2025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에서 쇼트트랙 3관왕에 오른 최민정이 태극기 세리머니를 하며 밝게 웃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조범자 기자] 2025 하얼빈 동계 아시안게임에 출전한 한국 선수단이 종합 2위 수성 목표를 거뜬히 달성하고 화려한 피날레를 장식했다. 1년 앞으로 다가온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메달 전선이 더욱 화창해졌다.

8년 만에 치러진 하얼빈 동계 아시안게임이 8일간의 열전을 마무리하고 14일 폐막하는 가운데 한국은 13일 현재 금메달 15개, 은메달 14개, 동메달 13개를 획득해 종합 2위를 확정했다. 3위 일본(금9·은11·동14)과의 금메달 격차를 6개로 벌렸다. 대회 마지막 날인 14일 컬링과 아이스하키에서도 메달이 기대돼 최종 메달 수는 더 늘어날 예정이다.

당초 예상했던 금메달 수는 11개였지만, 선수단은 목표를 초과달성하고 역대 최고성적이었던 2017년 삿포로 대회(금16·은18·동16) 못지 않은 눈부신 성적표를 받았다.

전통의 효자종목인 쇼트트랙에서 중국의 홈텃세를 뚫고 대거 메달을 쏟아냈고 스피드스케이팅에서도 금메달 3개를 보탰다. 무엇보다 기대하지 않았던 스키와 스노보드 등 설상 종목과 남녀 피겨스케이팅의 짜릿한 역전 드라마가 한국의 메달 밭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었다.

김민선이 스피드스케이팅 금메달을 획득한 여자 500m에서 역주하는 모습 [연합]

쇼트트랙은 신설 종목인 혼성 2000m 계주를 시작으로 메달 레이스 첫날인 8일에만 4개의 금메달을 쓸어 담으며 목표했던 금메달 6개(은 4, 동 3)를 가뿐히 달성했다. ‘에이스’ 최민정이 한국 선수단에서 유일하게 3관왕에 올랐다. 한국 쇼트트랙은 2022 베이징 동계 올림픽에서 편파 판정에 시달리며 힘겨운 경기를 펼쳤지만 이번 대회에선 압도적인 실력으로 홈텃세를 극복했다.

스피드 스케이팅에선 ‘신 빙속여제’ 김민선과 이나현이 500m와 100m 금메달을 나눠가졌다. 이들은 팀스프린트에서도 김민지와 함께 금메달을 합작해 2관왕에 올랐다. ‘살아있는 전설’ 이승훈이 팀 추월에서 은메달을 따내며 한국 동계 아시안게임 최다 메달(9개) 주인공이 됐다.

피겨스케이팅에선 차준환과 김채연이 사상 첫 남녀 동반 금메달의 새 역사를 썼다. 그것도 쇼트프로그램 1위를 달리던 우승후보 가기야마 유마와 사카모토 가오리(이상 일본)에 짜릿한 역전승을 거둔 닮은꼴 금메달이었다.

김채연이 13일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 피겨 여자 싱글 프리 스케이팅에서 우아한 스파이럴 연기를 펼치고 있다. [연합]

무엇보다 스키와 스노보드, 바이애슬론 등 설상 종목에서 역대 첫 금메달이 나온 것도 값진 성과였다.

스노보드 천재 이채운이 슬로프스타일에서, 김건희가 하프파이프에서 금메달을 획득했고, 이승훈은 프리스타일 스키 하프파이프에서 정상에 올랐다. 스키·스노보드에선 금메달 3개, 은메달 3개, 동메달 6개가 쏟아졌다.

러시아 출신의 귀화 선수 예카테리나 압바꾸모바는 한국 바이애슬론에 사상 첫 동계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안겼고 여자 계주에서도 은메달을 차지했다.

전종목에서 풍성한 메달 수확을 마친 한국은 1년 앞으로 다가온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 기대감이 더욱 커졌다.

다만 무거운 과제도 안았다. 스피드스케이팅의 노후한 훈련 환경 개선과 장거리 선수의 세대교체, 남자 피겨스케이팅과 쇼트트랙에서 ‘포스트 차준환’ ‘제2의 박지원’ 발굴 등이다. 아시아를 넘어 세계 정상으로 가기 위해 또한번의 도약이 필요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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