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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씨소프트 ‘리니지’ 홍보 영상 [엔씨소프트 공식 유튜브 캡처] |
[헤럴드경제=차민주 기자]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중국의 공세가 어느 때보다 위협적이다. 지난달 국내에 출시된 중국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PRG) ‘19:인페르노나인’이 국내에서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MMORPG 장르 1위인 엔씨소프트의 ‘리니지M’을 턱밑 추격하면서 순식간에 2위 자리까지 꿰찼다. 국내 게임사들의 실적이 주춤해진 새, 한국 시장을 장악하는 중국의 도전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14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국내 게임 앱 매출 순위(구글 플레이, 12일 기준)에서 중국 MMORPG ‘19:인페르노나인’의 순위가 4위까지 치솟았다. 출시 직후인 1월 19일 121위를 기록했던 점을 고려하면 한 달이 채 되지 않은 새, 100단계 이상 순위가 상승한 것이다. 이달 5일 5위권 내에 들어선 이후, 상위권 순위를 유지하고 있다.
게임 장르 중 MMORPG만 따지면 순위는 더욱 높다. 2위를 기록해 엔씨소프트의 리니지M(1위) 자리를 맹추격하고 있다. 리니지M은 엔씨소프트 대표작 리니지의 모바일 게임 버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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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 구글플레이 기준 국내 게임 앱 매출 순위 [모바일인덱스 캡처] |
기존에도 국내 시장에서 흥행에 성공한 중국 게임은 적지 않았다. 하지만 ‘19:인페르노나인’의 속도는 특히나 이례적이다. 국내 시장에서 중국 MMORPG가 이렇게 빠른 속도로 성장한 것은 최초라고 평가될 정도다.
가장 다급해진 곳은 엔씨소프트다. 엔씨소프트는 그렇지 않아도 26년 만에 적자를 기록하는 등 실적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자칫 ‘MMORPG 전통 강자’ 자리를 중국 게임에 내줄 수 있다는 위기감까지 더해졌다.
특히 리니지의 모바일 게임 시리즈인 리니지M, 리니지2M, 리니지W의 매출이 모두 감소해 ‘빨간불’이 켜졌다. 리니지W 매출은 폭락했다. 리니지W의 지난해 매출은 2442억원으로, 2022년 매출(9708억원)에 비하면 4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2023년 매출(4140억원)에 견줘도 반토막 난 수치다.
이에 엔씨소프트도 총력 대응에 나서고 있다. 인수·합병부터 신작 투자까지 전사 역량을 총집합해 모바일 게임 사업을 성장시키겠다는 방침이다.
박병무 엔씨소프트 공동대표는 지난 12일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모바일 시장에서 큰 점유율 가진 장르의 게임 개발사를 인수·합병하겠다”며 “그간 계속 인수·합병을 타진했는데, 가격 차이가 상당해 아직 성과를 못 내고 있지만 계속해서 투자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개발력이 떨어진다, 마케팅 비용 통제를 못 한다, 사용자와 소통도 적다 등 지난해 나온 여러 비난에 대해선 통렬하게 반성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