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디, 트럼프 앞서 머스크와 대화
트럼프 “그들이 만났는지 몰랐다”
머스크측에선 자녀 3명과 자녀들의 모친, 모디 측에선 보좌진들 배석
美 “인도와 새로운 방위협력 틀 추진”…中 견제 공조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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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1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에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에게 활짝 웃으며 악수를 하고 있다. [로이터] |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미국을 방문 중인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13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회담 전에 트럼프 정부의 실세인 일론 머스크 정부효율부(DOGE) 수장과 먼저 회동했다.
모디 총리는 이날 낮 백악관 인근의 영빈관인 블레어하우스에서 머스크와 만난 뒤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아주 좋은 만남을 가졌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머스크가 관심을 가진 우주, 기술, 혁신 등을 포함해 다양한 이슈에 대해 논의했다”면서 “나는 ‘최소 정부와 최대 거버넌스(Minimum Government, Maximum Governance), 개혁에 대한 인도 정부의 노력에 관해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과의 양자 정상회담에 앞서 진행된 이날 회동은 정상회담 스타일로 세팅된 장소에서 진행돼 미국 언론의 주목을 크게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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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에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를 만난 가운데 머스크의 자녀들을 환하게 반기고 있다. [로이터] |
미 뉴욕타임스(NYT)는 모디 총리가 올린 사진과 관련, “모디 총리 옆에서 미국 국기 앞에 앉은 머스크는 국가 수반 같아 보인다”면서 “유일한 차이점은 모디 총리는 보좌진들이 배석했고 머스크 쪽에서는 머스크의 측근이자 일부 머스크 자녀의 엄마인 시본 질리스와 아이들 3명이 동석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낮 백악관에서 진행한 상호관세에 관한 대통령 각서 서명식에서 머스크가 모디 총리와 기업 대표로 만난 것인지 아니면 미국 정부 대표로 만난 것인지에 대한 질문을 받고 “나는 그들이 만났는지 몰랐다”고 답했다.
그는 그러면서 나는 그가 아마 인도에서 사업을 하고 싶어할 것으로 추정하나 인도는 사업하기에 매우 어려운 곳“이라면서 ”왜냐하면 그들은 전세계에서 가장 높은 관세를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편 미국 타임지는 최근 DOGE 수장으로 연방 정부의 고강도 구조조정을 주도하고 있는 머스크가 미국 대통령의 힘을 상징하는 백악관 집무실의 ‘결단의 책상’ 뒤에 앉은 일러스트를 표지에 싣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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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워싱턴 D.C. 백악관 집무실에 앉아 있는 모습. [로이터] |
한편 트럼프 행정부 고위 당국자는 미국이 인도와 새로운 방위협력 프레임워크(framework·틀)를 구축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13일(현지시간) 밝혔다.
고위 당국자는 이날 백악관에서 열리는 트럼프 대통령과 모디 총리의 정상회담 관련 사전 전화 브리핑에서 “인도는 우리의 첫번째 주요 방위 파트너”라며 “우리는 미국과 인도간 새로운 방위협력 프레임워크 서명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이날 정상회담의 핵심 의제로 무역, 에너지, 인프라 협력과 함께 방위 협력을 거론한 뒤 인도로의 미국산 방위 물자 판매 건과 양국간 군사 훈련 등을 논의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또 양국 정상이 회담에서 인도·태평양 전역의 평화 증진을 위한 쿼드(Quad·미국·일본·호주·인도의 안보 협의체) 파트너십을 어떻게 구축할지에 대해서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소개했다. 미국과 인도가 이처럼 방위 협력을 강화하려 하는 것은 양국 공동의 ‘경쟁자’인 중국을 견제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의 대인도 무역적자를 줄이길 희망하며, 공정한 양자 무역 합의를 올해 가동할 수 있게 되길 희망하고 있다고 이 당국자는 전했다. 당국자는 “트럼프 대통령은 인도를 미국 천연자원의 핵심 수입국 우선 순위에 올려 놓을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