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戰 종전 담판 이뤄지나…뮌헨 안보회의에 쏠린 눈

젤렌스키 “우크라 독립, 영토 보전, 주권은 협상대상 아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왼쪽)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FP]


[헤럴드경제=정목희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잇달아 통화한 후 종전 협상을 즉각 개시하는 데 합의했다고 밝힌 데 이어, 우크라이나 측도 이를 확인했다.

우크라이나 국영통신 우크르인폼(Ukrinform)에 따르면 안드리 예르마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비서실장은 TV에 출연, 젤렌스키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간 통화 내용을 자세히 공개했다.

젤렌스키 대통령과 우크라이나 대표단은 곧 독일 뮌헨으로 가 마코 루비오 미 국무부 장관, 마이크 왈츠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J.D. 밴스 부통령 중 두 명을 만날 것으로 보인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전쟁 종식을 위한 향후 틀을 마련하는 실질적인 논의를 시작할 예정이다. 14∼16일 열리는 뮌헨안보회의에는 밴스 부통령과 루비오 장관이 미 대표단을 이끌고 참석한다.

예르마크 실장은 “양국 정상은 팀 협업을 즉각 시작하기로 합의했다”며 젤렌스키 대통령이 전쟁의 종식은 반드시 ‘정의로운 평화’로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고 예르마크 실장은 강조했다.

그는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우크라이나 독립, 영토 보전, 주권은 협상의 대상이 될 수 없는 사안으로, 오늘 이러한 입장이 논의됐다”며 “뮌헨 회담 이후 일상적인 협력 과정이 시작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예르마크 실장은 우크라이나가 이러한 협의 및 협력을 시작할 준비가 충분히 됐으며, 미국과 대면 정상회담을 위한 준비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번 합의가 미 트럼프 정부와의 협력에 새로운 단계를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이와 함께 이날 키이우에서 이뤄진 젤렌스키 대통령과 스콧 베센트 미 재무부 장관과의 회담과 관련, 예르마크 실장은 우크라이나 경제 안보 보장이 핵심 의제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주요 논점은 우크라이나 경제 안정성 확보, 미국과의 장기 협력 강화였다”며 “우크라이나는 장기적으로 미국과 전략적 파트너십 구축을 추구한다. 먼저, 미국이 전쟁 종식에 주도적인 역할을 해주길 기대한다. 이를 위해서는 우크라이나 입지와 방어 역량 강화가 필수”라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우리는 또한 미래와 국가 재건에 대해서도 생각하고 있다”며 “우리는 미국이 이 과정에서 핵심 역할을 수행해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앞서 베센트 장관은 12일 도널드 트럼프 2기 정부 각료 가운데 처음으로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방문해 젤렌스키 대통령과 회담했다. 그의 이번 방문은 미국의 군사 지원에 상응하는 대가로 희토류 등 우크라이나의 핵심 광물 자원을 제공받으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구상에 따른 것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의 대가로 희토류 등을 요구했고 젤렌스키 대통령도 이에 적극 화답했다.젤렌스키 대통령은 종전 이후라도 러시아의 재침공을 막기 위해 우크라이나에 확실한 안보 보장이 필요하다고 강조해 왔다.

베센트 장관은 양국 간 광물협정이 전후 우크라이나의 ‘안보 보호막’(security shield)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번주 안으로 미국과 광물협정을 체결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한편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이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한 트럼프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 간의 정상회담 개최를 제안했다고 전했다. 해당 사안을 잘 아는 중국과 미국 정부 관계자들을 인용해 중국 관리들이 최근 몇주 동안 트럼프 대통령 측에 미·러 정상회담 개최와 휴전 성사 후 평화유지 노력과 관련한 제안을 보냈다고 WSJ은 보도했다.

제안에는 또한 중국이 휴전 후 러시아·우크라이나 지역에 평화유지군을 파견해 ‘보증인’ 역할을 하는 내용도 들어있다고 관계자들은 전했다.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