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살아서 죽음을 경험하다’…MBC [다큐프라임]

다큐프라임

[헤럴드경제 = 서병기 선임기자]오는 16일 오전 7시 40분 방송되는 MBC <다큐프라임> ‘치매, 살아서 죽음을 경험하다’ 편에서는 나 자신을 잊게 하는 세상에서 가장 잔인한 병, 치매에 대해 알아본다.

지난해 대한민국은 초고령화 사회에 진입했다. 노인 인구가 가파른 속도로 증가함에 따라 치매 역시 가장 큰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현재 추정 치매 환자 수는 100만 명을 돌파해, 노인 10명 중 1명은 치매를 앓고 있는 현실이다. 전문가들은 치매를 노화의 과정이자 증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치매에 걸려도 삶은 지속될 수 있다. 살아서 죽음을 경험하는 병, 치매에 대처하는 다양한 방법을 제시한다.

- 25세 이후로 노화하는 뇌

김정미 씨(56세)의 어머니 김영예 씨(82세)는 수많은 ‘아기들’과 함께 산다. 아기들을 어르고 달래고, 업어 주고 먹여 주다 보면 하루가 모자랄 지경. 영예 씨가 그토록 소중히 여기는 아기들의 정체는 바로 인형이다.

15년 전 알츠하이머병을 진단받은 영예 씨에게 이 인형들은 먼저 세상을 떠난 아들이자, 자식처럼 키워 왔던 반려견 ‘오봉이’다. 그런 영예 씨를 바라보는 딸 정미 씨는 북받치는 체념과 슬픔을 묵묵히 삼키고만 있다.

인간의 뇌는 25세를 전후로 성장을 멈추고 노화가 시작된다. 영예 씨가 앓고 있는 알츠하이머병은 뇌가 노화하고 위축되기 시작하면서 발생한다. 뇌를 위축시키는 원인 중 하나는 바로 독성 단백질 ‘베타 아밀로이드’. 베타 아밀로이드가 신경 세포를 공격하고 뇌 기능을 저하시키면서 치매로 발전하는데, 실제 치매 환자의 약 70%가 알츠하이머병을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치매, 시간을 역행하다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의 한 마을. 이곳에서 나이로 으뜸이라는 김성춘 씨(103세)는 10여 년 전 치매를 진단받았다. 해녀로서 거친 물살을 가르며 아홉 명의 자식을 먹여 살린 어머니였지만, 이제는 딸 허정옥 씨(65세)의 보살핌이 필요한 어린아이가 된 성춘 씨. 정옥 씨는 어머니에게 있어 삶의 터전이자 벗이었던 바다를 보여 드리고, 익히 해 오셨던 소일거리를 맡기며 치매 진행 속도를 조금이라도 늦추고자 노력하고 있다. 성춘 씨의 품에서 자랐던 딸 정옥 씨는 이제 어머니의 보호자가 되었다.

- 그럼에도 삶은 지속되어야 한다

치매와 공생하는 방법은 다양하다. 전문인력이 상주하는 시설의 도움을 받는 것이 그중 하나다. 실제로 치매 가족을 돌보는 보호자들은 경제적 부담과 정신적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보호자들의 돌봄 부담을 줄여 주기 위해 전국 각지에 다양한 시설이 생겨나는 추세. 경기도의 한 현장을 찾아가, 치매와 함께하는 다양한 방법을 알아본다.

한편, 서울특별시의 한 보건소에는 특별한 카페가 있다. 주문한 음료가 늦게 나오더라도 불만을 품는 사람은 없다. 이곳 바리스타들은 모두가 초로기 치매 환자다. 카페의 오픈 멤버 중 한 명인 조용희 씨(63세) 역시 초로기 치매를 진단받았지만 좌절하지 않고 사회로 발을 내디뎠다. 치매에 걸려도 삶은 지속되어야 하고, 지속될 수 있기 때문이다.

- 뇌 건강, 어떻게 지켜 낼 수 있을까?

부산광역시의 너른 바다에는 김평술 씨(65세)의 삶이 녹아 있다. 평생 배를 타며 살아온 평술 씨는 어머니 박맹엽 씨(86세)의 치매 진단 이후 바다를 떠나 어머니의 전담 요양보호사가 되었다. 어머니를 돌보기 위해 요리를 배우고, 치매 전문 교육까지 수료했다는 평술 씨. 어머니의 기억을 붙잡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까 하는 마음에 매일 외출을 하고, 인지 능력 개선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그 덕에 맹엽 씨의 치매 상태는 크게 악화되지 않고, 10여 년간 비슷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 흐려져 가는 기억을 붙잡는 ‘포스파티딜세린’

경기도 남양주시, 신 씨 가족의 설맞이 현장이 한창이다. 이곳의 최연장자이자 신 씨 가족의 주춧돌인 장옥순 씨(88세)는 이른 나이에 남편을 떠나보내고 홀로 7남매를 키워 냈다. 자식들 다 키우고, 이제 노후를 즐길 일만 남았다 생각했을 때쯤 알츠하이머병이 찾아왔다.

옥순 씨의 자녀들은 힘을 합쳐 치매에 걸린 어머니를 직접 모시기로 결정했다. 손주와 며느리, 사돈까지 한 집에 모여 특별한 동거를 시작한 것. 가족들의 살뜰한 보살핌 아래 옥순 씨는 여전히 많은 것들을 기억하며 뇌 건강을 유지하고 있다.

옥순 씨의 가족들이 뇌 건강을 지키기 위해 빼놓지 않고 챙기는 것이 있다는데. 나 자신을 잊게 하는 병, 치매와의 사투에서 뇌 건강을 사수하는 방법을 함께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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