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시대 때 집안 고초”…與 ‘김문수 띄우기’에 野 항의

교육·사회·문화 분야 대정부질문서
與임이자, 친일파 해명·노동운동 조명 질답
金 “계엄 찬성 안 한다, 불렀다면 말렸다”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이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교육·사회·문화분야 대정부질문에서 국민의힘 임이자 의원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


“평등한 사회, 그리고 다른 외세의 지배를 받지 않는 사회, 그리고 또 미래가 다 행복하고 잘 사는 유토피아를 꿈꿨습니다…(중략) 차근차근하게 유토피아로 점진적으로 접근해야 된다, 이렇게 해서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를 신봉하게 되었습니다.”

보수 진영 대권주자로 주목받는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이 14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진행된 교육·사회·문화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자신의 사상 전향 배경을 상세하게 밝혔다. “일제시대 때 완전히 몰락한 집안이 됐다”며 ‘친일파’란 비판도 해명했다. 임이자 국민의힘 의원과 문답 과정에서 나온 발언으로, 야당에서는 ‘김문수 띄우기’라는 항의가 나왔다.

임 의원은 지난해 8월 김 장관의 인사청문회에서 야권이 문제삼은 ‘일제시대 선조들의 국적은 일본’ 발언을 언급하며 “제가 알기로는 장관님은 독립운동가 후손으로 알고 있는데 친일파라는 비난이 있다”고 물었다. 이에 김 장관은 “(조상이) 임진왜란 당해에 전투에 나갔다가 순국하셔서 나라로부터 한성부 판관이라는 직을 받았다”며 “저희는 일제시대 내내 큰 고초를 많이 겪었다”고 답했다.

이어 임 의원은 “위장취업, 수배, 학적 재적, 투옥, 회고 등 노동운동가 김문수를 상징하는 키워드”라며 “기득권과는 거리가 멀고 아주 청렴하다라고 많은 국민들이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전태일 열사 기념사업회 사무총장 역임하셨죠”라며 “전태일 열사 어머니이신 우리 이소선 여사님께서도 문수는 내 아들이라고 하셨다던데 어떤 사연이 있느냐”고 묻기도 했다. “한때는 혁명을 꿈꾸다가 전향하였다고 해서 좌파 진영에서는 변절자, 배신자, 수구, 극우라는 비판이 있는데 동의하십니까”라는 질문도 했다.

김 장관은 “저는 (전 열사의) 어머니가 돌아가실 때까지도 계속, 제가 도지사할 때도 공관에 모셔서 말씀을 듣고 늘 가깝게 지냈다”, “제가 배우고 꿈꿨던 마르크스 레닌의 이론과 너무나 다르고 차별과 착취와 인권이 하나도 없는 억압된 사회라는 것을 알고 매우 고심하면서 ‘아, 이건 아니구나’(생각했다)” 등의 답변을 내놨다.

본회의장에 참석한 야당 의원들 사이에서는 항의와 실소가 동시에 나왔다. 임 의원도 이를 의식한듯 “김동아 의원님이 장관님 너무 띄워준다고 그런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임이자 의원이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교육·사회·문화분야 대정부질문에서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에게 질의하고 있다. [연합]


김 장관은 12·3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입장을 재차 묻는 임 의원의 질문에는 “계엄에 대해서는 저는 찬성을 안 한다”고 답했다. 그는 “저는 국무회의 참석해서 찬성한 적도 없고, (대통령이) 저를 부르지도 않았습니다만, 지금 생각해도 만약 불러서 제가 (국무회의에) 참석했다면 적극적으로 ‘이 계엄은 안 된다’고 말씀 드리고 반대를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김 장관은 “계엄이 내란이냐 하는 부분은 법원에서 판단을 내릴 것으로 보고 있다”며 “계엄은 내란과 같은 것이다란 정의에 대해서는 동의할 수가 없다”고 강조했다. 또 “내란범이나 내란수괴, 내란에 대한 선전홍보를 한다고 하는 것은 법률적 범죄행위”라며 “그 부분은 우리 헌법에 나와 있는 것처럼 유죄 판결이 확정되기 전까지 그런 말을 함부로 하는 것은 인권침해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대표 정책인 ‘전 국민 민생회복지원금’을 비판해 야당 의원들의 항의를 받기도 했다. 그는 임금체불 문제에 대한 입장을 설명하던 중 “국가가 가만히 집에 있는 사람한테도, 전 국민에게 25만 원씩 주자고 그러는데, 자기가 일한 것을 못 받는데 (그것부터) 먼저 줘야 하지 않겠습니까”라고 말했다.

야당 의원의 항의가 거세지자 임 의원은 우원식 국회의장을 향해 “소리를 지르고 이러는데 의장님이 제재해 달라”고 요구했다. 야당의 항의는 김 장관이 답변을 마치고 자리에 들어선 뒤에도 이어졌다.

이에 임 의원은 “민주당 의원님들이 김문수 장관님한테 굉장히 민감하신 거 보니까, 장관님께 쫄리는 게 많은지 왜 이렇게 민감한지 모르겠다”며 “이재명 대표나 김문수 장관이나 똑같이 경기지사 했는데 참 청렴하게 일 잘하신 분이 누구일까”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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