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8차 변론기일 헌재앞 가보니
대화 경찰 통행 가능 여부 두고
윤지지자와 40분 넘게 대화 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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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 8차 변론이 열린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인근에서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김도윤 기자. |
[헤럴드경제=김도윤 기자] “국기봉 같은 시위용품이 있을 경우 시위용품은 두고 지나가 주세요. 한 발짝만 뒤로 와주세요”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심판 여덟 번째 변론기일이자 예정된 변론기일로는 마지막인 지난 13일 오후 헌재 인근에서는 대화경찰과 윤 대통령 지지자 간에 40분이 넘는 대화가 이어졌다. 경찰은 출입이 제한되는 이유를 설명하고 지지자는 왜 안 되는지 이유를 묻는 대화가 10번째 반복되고 있었다.
지난 13일 오후 1시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안국역 2번출구에서 헌재로 들어가는 통로에는 대화경찰 세 명을 포함 15명의 경찰이 경비 근무를 하고 있었다.
경찰은 좌우로 경비를 서면서 시민들이 이동할 수 있게 통행로를 확보했다. 초록색 새마을 운동 모자를 쓴 한 지지자는 “왜 국기봉을 들고 있으면 들여보내 주지 않느냐”고 크게 항의했다. 경찰은 “태극기를 들고 있어서 들여보내지 않는 것이 아니라며 긴 삼각대나 국기봉 같은 장비는 두고 지나가 달라. 안전을 위해 협조해 달라”고 설명했다.
대화경찰과 지지자 간에 대화가 길어지는 사이 일부 다른 지지자들은 “경찰이 길을 막아. 이런 조치는 누가 시킨 거냐. 경찰은 대한민국 사람이 아니냐”며 소리를 지르기도 했다.
“민주노총한테는 얻어맞고도 찍소리도 하지 못하면서 아저씨가 뭔데 뒤로 가라 마라야!”라며 경찰에게 손가락질하고 경찰의 손이 몸에 닿자 치우라며 신경질적으로 반응하는 지지자도 있었다.
대화경찰과 지지자 간에 실랑이가 있는 동안 유튜버들은 카메라를 들이밀며 “심각하다. 경찰이 저러면 안 되는 거 아니냐”며 실시간으로 방송을 진행했다. 유튜버의 휴대전화 위로 ‘저것들도 다 공안이네’ ‘경찰들도 한통속이다’ 같은 실시간 댓글이 끊이지 않고 올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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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 8차 변론이 열린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인근에서 대화경찰이 윤 대통령 지지를 설득하고 있다. 김도윤 기자. |
‘하나님은 반드시 있다’는 제목의 책을 왼쪽 옆구리에 끼고 대화경찰과 대화를 나누던 지지자와도 대화경찰은 30분 넘게 대화를 이어갔다. 대화경찰은 “협조를 구할 수 있는 것 아니냐”, “헌재 인근 1인시위는 가능하다. 다만 질서 안정을 위해서 협조 부탁드린다”고 차분하게 설득하는 모습이 보였다.
기자가 실랑이를 버리던 A씨에게 찾아가 무엇 때문에 오랜 시간 경찰과 실랑이가 있었는지 묻자 “대통령이 와 있으니 통제하는 것은 이해하는데 왜 항상 범죄 예방이라고 하고 제대로 설명을 안 해주는 모르겠다”며 “헌재 앞의 상황이 궁금할 수도 있고 1인시위 형태로 잠깐 시위하고 나올 수도 있는 것인데 답답해서 그랬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집회 참가자들이 갑자기 헌재 쪽으로 접근하는 돌발 상황을 막기 위해 4m 높이의 임시 차단벽을 세우고, 집회 장소인 안국역 5번 출구 앞 양방향 도로를 전면 통제했다. 경찰은 이날 오전부터 헌재 주변에 기동대 46개 부대 2700명과 경찰버스 140대를 투입해 차로와 인도 통행을 제한하고 있다.
이날 집회 장소에는 5번 출구 바로 앞에 있는 연단에서 약 200m 거리에 떨어진 서울경운학교까지 지지자들 가득 찼다.이날 집회에는 주최 측 추산 3000여명이 참석했다.
헌재 앞 인도의 바리케이드는 그 사이로 한 사람이 겨우 지나갈 수 있을 만큼 촘촘해졌다.
현행법상 법원 100m 이내는 집회 및 시위 금지 지역으로 규정돼 1인 시위만 가능하다. 헌재 앞에는 1인 시위 참가자 20여명이 ‘부정선거 입증하라’, ‘STOP THE STEAL’, ‘ 조기 대선 X 조기 총선’ 같은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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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 8차 변론이 열린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반대편에서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피켓을 들고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김도윤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