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1월 소매판매 전월대비 0.9%↓…예상치 큰폭 하회

캘리포니아의 한 대형소매점에서 쇼핑에 나서고 있는 미국 소비자들[heraldk.com]

캘리포니아의 한 대형소매점에서 쇼핑에 나서고 있는 미국 소비자들[heraldk.com]

미국의 소비자들이 올해 1월 들어 지갑을 닫고 소비 지출을 크게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 상무부는 1월 미국의 소매판매가 7천239억 달러(계절조정 반영)로 전월 대비 0.9% 감소했다고 14일(현지시간) 밝혔다.이는 전월 대비 0.2% 감소를 예상한 다우존스 집계 전문가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감소 폭이다.

작년 12월 소매판매 증가율이 기존 발표된 0.4%에서 0.7%로 상향 조정된 점을 고려하더라도 1월 감소 폭은 예상을 크게 뛰어넘었다. 감소 폭은 지난 2023년 3월(-1.1%) 이후 1년 10개월 만에 가장 컸다.

소매판매 지표는 전체 소비 중 상품 판매 실적을 주로 집계하는 속보치 통계로, 미국 경제의 중추인 소비의 변화를 가늠할 수 있는 지표로 여겨진다.

항목별로는 자동차(-2.8%), 스포츠 물품·취미·악기점·서점(-4.6%), 가구점(-1.7%) 등의 전월 대비 감소 폭이 컸다.

자동차를 제외한 소매판매는 1월 들어 0.4% 감소해 0.3% 증가를 예상한 전문가 전망을 크게 밑돌았고, 변동성이 큰 항목을 제외한 핵심 소매판매(통제그룹)도 0.8% 감소했다.

핵심 소매판매는 전체 항목 중 음식 서비스, 자동차, 건축자재, 주유소 판매액을 제외한 지표로, 국내총생산(GDP)의 개인소비 산출에 직접 반영되기 때문에 특히 중요하게 여겨진다.

1월 들어 남부를 포함한 미국의 많은 지역에 폭설과 함께 한파가 몰아치고 인구 밀집 지역인 로스앤젤레스 인근에 대형 산불이 발생하면서 오프라인 쇼핑몰 방문이 줄어든 게 소매판매 감소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지표 감소가 다양한 항목에서 광범위하게 이뤄졌다는 점에서 한파와 산불 등 일회성 요인 외에 인플레이션, 고금리, 트럼프 관세 등 다른 요인이 소매판매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고 블룸버그는 분석했다.

특히 트럼프 1기 행정부 때 부과된 관세가 팬데믹 발생 이전부터 경제성장을 저해하는 영향을 미쳤다며, 이번에도 관세의 경제 영향이 월가와 정책입안자의 주목을 받는 핵심 사안이 될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평가했다.

ING그룹의 제임스 나이틀리 수석 국제이코노미스트는 “사람들이 관세 얘기에 혼란을 느끼면서 당장 시행될 것이라고 생각해 구매 자체를 아예 고려하지 않는 것일 수도 있다”며 “이번 결과가 더욱 신중해진 소비 트렌드의 시작인지, 아니면 단순히 악천후로 인한 일시적인 위축인지 보려면 2월 지표를 기다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미 채권 금리는 경기 우려로 이날 소매판매 지표 발표 후 하락하며 미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4.5% 밑으로 다시 떨어졌다.

전자거래 플랫폼 트레이드웹에 따르면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미 동부시간 기준 이날 오전 10시께 4.47%로, 전날 뉴욕증시 마감 무렵 대비 6bp(1bp=0.01%포인트) 하락했다.(뉴욕=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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