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최대 312억달러 줄고 환율 1500원까지” 트럼프 관세 전쟁에 긴장감↑

IBK기업은행 경제연구소 분석

관세율 1%p 오를 때 수출 12.5억달러↓

수출 감소 충격에 환율 상승 자극 가능성

“외화 유동성 등 상시 점검체계 강화해야”

containers-transtainers

[헤럴드경제=김은희 기자] 미국 정부의 보편관세 도입 땐 우리나라의 연간 총수출이 최대 312억달러(약 45조원) 줄어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이 같은 수출 감소 충격으로 달러 가치가 상승하며 원/달러 환율이 더 오를 가능성도 제기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전방위적인 관세 전쟁에 대한 대응으로 외화 유동성 점검을 강화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온다.

16일 IBK기업은행 경제연구소에 따르면 트럼프 정부가 주요국을 대상으로 관세 인상에 본격적으로 나서면서 국내 수출에도 부정적 영향이 예상된다. 특히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이후 99.2%의 대미 수출품에 대해 사실상 무관세가 적용돼 왔다는 점에서 이번 관세 인상에 따른 수출 변화폭은 클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 멕시코·캐나다·중국 등 특정 국가, 철강·알루미늄 등 특정 품목에 대해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을 내렸고 상호관세 부과 계획을 공식 발표했다.

연구소는 미국 정부의 보편관세 도입으로 관세율이 1%포인트(p) 인상되면 12개월 후 대미 수출이 0.45%, 미국 외 수출이 0.15% 감소해 연간 총수출이 2024년(6838억달러) 대비 12억5000만달러(약 1조8000억원) 줄어들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에 부과한 요율인 10%를 적용하면 연간 수출이 작년보다 125억달러(약 18조원) 줄고 멕시코나 캐나다처럼 25%의 관세를 적용받게 되면 총수출은 312억6000만달러 감소한다.

관세 인상에 따른 수출 감소 효과는 약 6개월의 조정기간을 거쳐 안정화되겠으나 미국의 요구조건을 충족하지 못할 땐 관세를 추가로 높이는 압박 전략을 쓸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실질적인 수출 충격은 그보다 크고 길게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연구소는 봤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 예고만으로 미국 달러화가 강세를 보여 온 상황에서 본격적인 관세 인상으로 실질적인 수출까지 줄어들면 그만큼 원/달러 환율 상승을 자극할 수 있다고 시장은 보고 있다.

통상 수출이 줄면 외환시장에서 달러 공급이 감소하고 상대적으로 원화가치가 하락하는 경향이 있다. 경상수지 악화에 따른 외국인 투자자 이탈도 환율 불안을 확산시키는 요소다.

이에 시장은 원/달러 환율의 1500원대 진입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트럼프 리스크’에 지난해 비상계엄 사태로 인한 정치적 불확실성이 더해진 결과 지난해 4분기 160원 이상 급등하며 장중 1480원대까지 치솟았고 현재 1400원대 중반선에서 오르내리고 있다.

장한익 기업은행 경제연구소 박사는 “수출 감소 충격에 따른 달러가치 상승 및 환율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에 대비해 외화 유동성 등에 대한 상시 점검체계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