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시설에 웬 다다미실?”…고덕 비즈밸리 준공 앞두고 수분양자 소송전

2월 준공 승인 앞둔 ‘강동 아이파크 더 리버’
수분양자, 시행사·시공사 상대로 소송 제기
“계약 위반·하자 발생·불법 분양” 등 주장


서울 강동구 ‘강동 아이파크 더 리버’ 업무시설 내부 모습. 수분양자들은 “계약 당시 존재하지 않았던 다다미실이 설치돼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독자 제공]


[헤럴드경제=박로명 기자] “2021년 8월 전용면적 58㎡ 업무시설을 분양 받던 당시 다다미실에 대한 언급은 어디에도 없었어요. 4년 만에 완공된 모습을 보러 왔는데 업무시설 한가운데 다다미실이 설치돼 있어 놀랐어요. 시행사에 물어보니 ‘수납용’이라는 설명뿐이라 답답해요.” (‘강동 아이파크 더 리버’ 업무시설 수분양자 이모 씨)

서울 강동구 고덕 비즈밸리에 들어서는 초대형 복합 단지 ‘강동 아이파크 더 리버’가 이달 준공을 앞두고 수분양자와 법정 분쟁에 휘말렸다. 업무시설을 분양받은 예비 입주자들은 시행사와 시공사가 계약자 동의 없는 중대한 설계 변경을 한데다, 하자로 인해 안전사고가 우려된다며 집단소송에 나섰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강동 아이파크 더 리버 업무시설 수분양자 140명은 이달 시행사 등을 상대로 계약 해지 및 손해배상 청구 소송 제기했다. 이어 나머지 수분양자 200여명도 2차 소송에 나설 준비를 하면서 줄소송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다.

HDC현대산업개발이 시공한 강동 아이파크 더 리버는 이케아·이마트·CGV 등이 들어서는 초대형 복합단지로 올해 4월 문을 연다. 지하 6층~지상 21층 연면적 약 30만㎡ 규모로 지상 4층부터는 업무시설(591실)로 이뤄져 있다. 시행사는 업무시설 계약자들에게 입주 예정일을 2월 10일로 제시했지만 공사가 늦어지면서 준공 승인이 지연되고 있다.

서울 강동구 ‘강동 아이파크 더 리버’ 업무시설 외부 유리 난간. 수분양자들은 “유리 난간의 아랫 부분만 고정돼 있어 사고가 발생할까 우려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독자 제공]


이런 가운데 지난 6일부터 진행된 사전 방문 행사에서 예비 입주자들은 설계 변경과 하자가 발견됐다며 시행사와 시공사를 상대로 법정 분쟁을 제기했다. 이들은 ▷분양 계약서에 없었던 다다미실 설치 ▷‘라이브 오피스’라는 명목으로 허위 광고·불법 분양 ▷외부 유리 난간 부실, 긴급 대피 시설 미설치 등 안전사고 우려 등을 주장하고 있다.

예비 입주자들은 전체 571실 중 일부 호실에 예정에 없던 다다미실이 설치됐다고 토로한다. 한 수분양자는 “계약 당시 도면이나 분양 계약서 어디에도 다다미실 관련 언급이 없었다”며 “이는 계약자 동의 없는 중대한 설계 변경 및 계약 위반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이어 “시행사는 수납 용도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사실상 주거형 구조”라며 “업무시설로 사용하기 어려운 설계 결함”이라고 덧붙였다.

계약자들은 시행사가 업무시설을 주거가 가능한 공간처럼 광고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사업지는 유통판매시설용지 1블럭으로 업무시설 용도로 지정된 공간이다. 그러나 시행사는 분양 당시 업무와 주거를 한 공간에서 해결할 수 있는 ‘라이브 오피스’로 홍보했다는 지적이다. 라이브 오피스는 집값 상승이 본격화한 2017년 지식산업센터를 중심으로 등장한 개념이다. 일종의 ‘변종 상품’으로 불법이다.

사전 방문 행사에서 발견된 하자도 문제로 지적됐다. 한 수분양자는 “여러 호실에서 외부 유리 난간이 제대로 고정되지 않은 모습으로 발견돼 안전에 대한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화재 발생 시 탈출할 수 있는 완강기 등 긴급 대피 시설도 보이지 않는다”며 “소방 시설 설치 및 작동 기준을 준수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명백한 계약 위반, 구조적 결함, 안전 문제들이 드러났지만 시행사는 준공 승인을 강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강동구청 관계자는 “구청은 준공 신청이 접수되면 감리자 확인을 거쳐 최종적으로 준공 승인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며 “행정청은 계약 당사자 간 분쟁에 개입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시공사인 HDC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시행사와 현대산업개발이 대책을 마련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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