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조’ 쌓은 글로벌 PE, HPSP 모두 들여다본다[투자360]

강달러에 자금 여력↑, 한국 투자 환경 우호적
반도체 밸류체인 내 글로벌 1위, 투자가치 부각
고점 대비 낮아진 주가, 40배 넘는 PER ‘주목’


[HPSP 공식 홈페이지]


[헤럴드경제=심아란 기자]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로 나와 있는 HPSP가 재무적투자자(FI)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50조원 넘는 실탄을 쥐고 있는 글로벌 사모펀드(PEF) 운용사 사이에서 HPSP의 투자 검토는 당연한 수순으로 여겨지는 분위기다. 매도자 역시 PE인 크레센도에쿼티파트너스(이하 크레센도)인만큼 세컨더리 거래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1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크레센도는 UBS를 주관사로 선정해 HPSP 매각을 진행 중이다. 예비입찰을 거쳐 전략적투자자(SI)와 FI 일부를 숏리스트(인수적격후보)로 선정한 상태다. 숏리스트에 포함된 FI로는 블랙스톤,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칼라일 등 글로벌 3대 운용사(GP)는 물론 국내 최대 PE인 MBK파트너스도 언급되고 있다.

현재 글로벌 주요 GP의 드라이파우더(미이행 출자약정액)만 50조원을 훌쩍 넘는 것으로 관측된다. 아직 펀드레이징을 진행 중인 점을 감안하면 투자 여력은 70조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주요 GP의 유동성이 풍부한 상황에서 희소성 부각되는 HPSP가 매물로 출회된 점도 눈길을 끈다. 현재로선 HPSP를 검토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는 게 전반적인 평가다.

HPSP는 반도체 전공정에 필요한 고압수소어닐링(HPA) 장비를 제조해 글로벌 파운드리와 메모리 반도체 제조사에 공급하고 있다. 열처리 장비 부문에서 글로벌 1위 시장 지위를 보유하고 있으며 특허를 기반으로 기술 장벽을 쌓아둔 상태다. 매출액 대비 당기순이익률은 50%에 육박해 수익성도 높다. 작년 9월 말 기준 전체 매출 내 수출 기여도는 88%를 기록 중이다.


자체 기술력을 가진 덕분에 SI도 높은 관심을 보이지만 자금 동원력에서는 FI 대비 열위할 수밖에 없다. HPSP의 경영권 지분을 인수하려면 1조원 이상 자금이 요구되지만 불확실성 상황에서 금융비용을 감내하기 쉽지 않다는 평가다.

이번 매각 대상은 크레센도가 소유 중인 HPSP 경영권 지분 약 40%다. 시가를 감안한 지분가치만 1조원대 안팎을 나타내고 있다. 현재 HPSP 주가는 최근 1년 사이 고점 대비 하락했으나 주가수익비율(PER)은 40배 이상으로 시장 내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여기에 통상적인 경영권 프리미엄 수준 30%를 인정받는다면 매각가는 1조원 중후반대로 예상된다.

크레센도는 연내 거래 종결을 목표로 매각 절차를 밟고 있다. 현재 숏리스트에 추려진 원매자들은 실사를 진행 중이다. FI와 SI의 실사 방식과 강도, 속도에 차이가 있는 만큼 본입찰 일정 역시 유동적인 상황이다.

시장 관계자는 “반도체 섹터에서 글로벌 시장 지위를 갖춘 매물인만큼 투자자 관심이 높을 수밖에 없다”라며 “아시아 지역에 투자하는 글로벌 PE 물론 국내 PE도 펀드 조성에 따라 자금 소진 이슈가 있어 관심을 갖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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