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 탓 거래잠김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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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매매로 나왔으나 거래되지 않아 쌓인 아파트 매물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경기 침체 우려가 높아지고 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부동산 거래 잠김이 심화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7일 부동산 정보회사 아파트실거래가 아실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물 건수(지난12일 기준, 자체 집계 기준)은 9만929건으로 집계됐다. 1년 전과 비교해 1만6366건(22%) 늘어난 것으로, 2022년 관련 통계 집계 이후 최다다. 서울 아파트 매물 건수는 지난해 11월 20일 처음 9만건을 돌파한 후 좀처럼 줄지 않고 있다. ▶관련기사 20면
서울 25개 자치구 중 1년 전 대비 매물이 30% 넘게 증가한 곳은 은평구, 서대문구, 강동구, 강북구, 동대문구, 강남구, 서초구 등 7곳이다. 현재 매물의 절대 건수가 가장 많은 3곳은 강남구(6358→8293건), 서초구(5979→7786건), 송파구(5621→6795건)이다. 증가 비율이 가장 큰 은평구(36.3%)는 13일 기준 매물이 1년 전(2961)보다 1077건 늘었다.
매물 적체는 거래 절벽과 연관돼 있다. 국토교통부 주택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거래된 서울 아파트는 총3656건으로 전월 대비 3.1% 줄었다. 5년 12월 거래량 평균과 비교했을 때는 33.1%가 감소한 것이다. 서울 아파트의 사정은 그나마 나은 편이다. 비수도권 아파트의 경우 같은 달 1만1566건이 거래돼 전월과 5년 12월 평균 대비 각각 9%, 47.2% 줄었다.
문제는 거래가 줄면서 부동산의 환금성이 떨어진단 점이다. 단순히 자산의 유동화가 막힐 뿐 아니라, 시장에 돈이 돌지 않으면서 경제활동이 위축될 우려가 있다. 실생활에도 영향을 미친다. 분양 후 입주예정자는 물론 신학기, 발령 등 이사가 필요한 수요자의 이동 또한 혼란을 겪을 수 있다.
김희량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