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치성 뇌질환 치료제 발굴 주력
50:50지분 조인트벤처 설립 추진
개발기술 글로벌 상용화 협력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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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3월 KAIST와 포모사그룹 산하 대학 간에 체결된 포괄적인 교류 협력에 관한 업무협약식에서 양측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경수(왼쪽부터) KAIST 대외부총장, 최민이 KAIST 뇌인지과학과 교수, 샌디왕 포모사그룹 회장, 이광형 KAIST 총장, 김대수 KAIST 생명과학대학장 [KAIST 제공] |
KAIST는 대만의 3대 기업 중 하나인 포모사그룹과 바이오 의료 분야에서 협력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고 17일 밝혔다.
포모사그룹 상무위원이자, 포모사그룹 내 바이오·친환경에너지 분야를 이끄는 샌디 왕 회장은 KAIST 내 바이오 의료 연구센터를 설립하고 5년간 약 180억원 이상의 자금을 투자하기로 했다. 또 연구 결과를 사업화하기 위해 KAIST와 포모사그룹은 KAIST의 출자회사인 KAIST홀딩스와 국내에 조인트 벤처를 설립한다.
KAIST홀딩스는 정부출연기관인 KAIST가 투자유치와 사업을 위해 설립한 지주회사로서, 포모사그룹과 협력해 50대 50 지분 구조의 조인트 벤처 설립을 추진한다. KAIST홀딩스는 KAIST의 지적재산권을 출자하고, 포모사그룹은 이에 상응하는 자금을 투자하는 형태다.
KAIST-포모사그룹의 조인트 벤처는 향후 설립될 KAIST-포모사 바이오 의료 연구센터에 연구비를 지원하고 생성된 지적재산권의 실시권을 확보하여 본격적인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KAIST-포모사 바이오 의료 연구센터는 퇴행성 뇌질환을 가진 수백명의 환자로부터 조직을 얻어 만들어진 ‘뇌 오가노이드 뱅크’를 구축, 노화와 질병의 근본적인 원인을 밝힐 고차원적인 데이터를 확보한다. KAIST의 세계적인 인공지능 기술력으로 대규모 환자 데이터를 분석해 노화와 질병의 원인을 찾아낼 것으로 기대된다.
이 사업으로 5년 뒤인 2030년까지 10종 이상의 난치성 뇌질환 치료제를 발굴하고 인간 세포 중심 진단·전임상 사업을 포함해 20여개 이상의 사업으로 확장하여 약 2500억원 규모의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인프라와 지적재산권을 확보할 예정이다.
포모사그룹이 설립·지원하는 대만 장경기념병원은 병상 1만개와 하루 3만5000명의 환자를 담당하고 있으며, 환자의 조직과 임상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축적하고 있다. 장경기념병원이 퇴행성 뇌질환 환자의 조직을 분화시켜 KAIST-포모사 바이오 의료 연구센터로 보내면, KAIST-포모사 바이오 의료 연구센터는 이를 뇌 오가노이드로 제작하여 질병 연구와 신약 개발에 활용하는 공동연구를 수행하게 된다. 이를 통해 세계 최대 규모의 환자 조직 데이터 뱅크가 확립할 수 있다.
김대수 KAIST 생명과학대학장은 “이번 KAIST와 포모사그룹의 협력은 공동연구를 넘어 조인트 벤처를 설립하는 등 개발 기술의 글로벌 상용화까지 염두에 둔 새로운 연구 협력 모델로, 바이오메디컬 연구개발을 촉진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이번 협약으로 오송 K-바이오스퀘어 내 KAIST 첨단재생의공학센터를 추진해 온 KAIST는 실질적인 글로벌 파트너를 확보하게 됐다.
샌디 왕 회장은 “이번 투자와 협력은 KAIST의 연구개발 능력과 연구진의 열정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이루어졌다”며 “바이오 분야의 성공적 협력을 계기로, 모빌리티, 반도체 등 다양한 분야로 협력 확대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이광형 KAIST 총장은 “이번 협약은 KAIST의 바이오 기술이 해외로 진출하게 된 매우 중요한 사건으로 평가한다”며 “이번 협력을 계기로 IT 산업 중심 구조를 가진 대만과 한국 양국이 바이오 산업 분야에서 함께 새로운 성장동력을 창출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구본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