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친환경 소재 사업 가속

상반기 초임계 열분해유 공장 가동
열분해유 폐플라스틱에서 원유 추출
열분해유 시장 330만톤 성장 전망


중국발 공급과잉 여파로 국내 석유화학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LG화학이 위기 극복을 위해 친환경 소재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 상반기 내 성장 가능성이 큰 열분해유 생산을 시작, 친환경 소재 시장 주도권을 일찌감치 차지한다는 전략이다. LG화학은 친환경 소재를 비롯해 전지소재, 신약 등 이른바 3대 신성장 동력을 키워 기존 주력 사업인 범용 석유화학 비중을 줄인다는 계획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올해 상반기 내 충남 당진에 있는 초임계 열분해유 공장을 본격 가동할 예정이다. 기계적 준공은 지난해 이미 완료됐고, 현재 막바지 정비 작업 등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최초로 설립된 초임계 열분해유 공장은 연간 2만톤 규모의 열분해유를 생산할 예정이다. 친환경 소재인 열분해유는 폐플라스틱에서 원유를 추출한 것이다. LG화학은 열분해유 제조 과정에서 탄소 발생을 줄이기 위해 초임계 방식을 활용한다. 초임계는 수증기 상태에서 생성되는 특수 열로 플라스틱을 분해하는 방식이다.

LG화학은 공장 가동을 기점으로 친환경 소재 사업에 더욱 속도를 낼 예정이다. 친환경 소재는 전지소재, 신약과 더불어 LG화학의 3대 신성장 동력 중 하나이다.

친환경 소재는 넷제로(탄소배출 제로)가 화두로 떠오르면서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화석연료 사용을 지향하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기점으로 친환경 제품 수요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지만, 장기적인 탈탄소 트렌드를 고려했을 때 친환경 소재 시장의 성장 잠재성은 크다고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특히 열분해유는 버려진 플라스틱을 재활용한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열분해유 시장은 아직 초기 단계이지만, 성장 추이를 살펴볼 때 일짜김치 시장에 진출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LG화학은 판단했다. 글로벌 화학적 재활용 시장은 열분해유 기준 2020년 70만톤에서 2030년 4배 이상 성장한 330만톤 규모에 달할 것으로 업계는 관측하고 있다.

LG화학은 전지소재, 신약 경쟁력 강화에도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전방 사업 악화로 전지소재 시장이 침체기를 겪고 있는 가운데 LG화학은 신규 고객 발굴을 통해 매출처 다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신약 사업의 경우 면역항암제 및 암 악액질 1상 진행 등 항암 포트폴리오 강화를 꾀하고 있다.

LG화학은 신성장 동력 사업을 앞세워 위기 극복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기존 주력 사업인 석유화학 사업이 중국발 공급과잉 여파로 적자에 시달리고 있는 만큼 신성장 동력을 통해 수익성 악화를 최소화하는 것이다.

LG화학은 신성장 동력 사업을 통해 2030년까지 전체 매출 50조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잡고 있다. 전체 사업에서 신성장 동력이 차지하는 비중을 50%까지 끌어올린다는 것이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신성장 동력의 내실 다지기를 언급하면서 “고객 경험 혁신 중심의 경영 확대로 실질적 성과를 창출하고, 사업 운영에 있어 근본 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노력을 이어가자”고 말했다. 한영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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