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폐기물 유래 물질로 백금촉매와 유사한 성능 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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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욱(오른쪽 상단부터 시계방향) 교수, 이진훈 연구원, 홍지환 연구원, 백명진 박사.[UNIST 제공] |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국내 연구진이 바닷물로 전기를 저장하는 ‘해수전지’ 상용화를 앞당 길 값싼 촉매 개발에 성공했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에너지공학과 이동욱 교수팀이 목재 폐기물에 요소를 첨가해 해수전지용 고성능 촉매를 개발했다. 개발된 촉매는 해수전지에 걸리는 과전압을 낮추고 전기를 빠르게 꺼내 쓸 수 있게 반응 속도를 높여 주는 물질이다.
기존에는 백금과 같은 고가의 물질을 촉매로 썼다.
연구팀이 개발한 촉매는 저렴한 리그닌과 요소를 기반으로 한다. 리그닌은 목재의 15~35%를 구성하는 성분으로, 종이를 만드는 공정이나 바이오 연료 생산 과정에서 남는 부산물이다. 산업 폐수에 주로 포함된 요소는 질소가 많이 포함되어 있다.
이 리그닌을 800°C에서 태운 뒤 요소와 같은 온도에서 반응시키면 리그닌 구석구석 질소가 첨가(doping)돼 고성능 촉매가 만들어진다. 리그닌을 구성하는 특정 탄소 원자 자리에 대신 들어간 질소는 방전에 필요한 에너지를 크게 낮추는 것으로 분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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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수전지의 구조(왼쪽)와 본 연구에서 개발된 촉매의 도식(오른쪽).[UNIST 제공] |
개발된 촉매를 해수전지 전극에 입혀 성능을 실험해 본 결과, 백금 촉매와 비등한 성능을 보였다. 특히 과전압은 백금 촉매보다 더 낮은 값을 보였다. 과전압이 낮을수록 충전시킨 전기에너지 중 방전으로 뽑아 쓸 수 있는 에너지 비율이 높다. 최대 전력 밀도 또한 15.76 mW/cm²로 백금 촉매(16.15 mW/cm²)에 근접한 수준을 기록했다. 최대 전력 밀도는 방전 속도와 관련 있는 지표다.
이동욱 에너지화학공학과 교수는 “고가의 귀금속 촉매를 대체할 뿐만 아니라, 바이오매스와 산업 폐기물의 가치를 극대화한 탄소중립적 접근법을 제시했다”며 “금속-공기 배터리 등 다양한 에너지 저장 시스템에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케미컬 엔지니어링 저널(Chemical Engineering Journal)’ 2월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