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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여사 [연합] |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 측이 17일 김건희 여사가 지난해 4월 치러진 제22대 총선에서 경남 창원 의창구 공천에 개입한 정황이 담긴 것으로 추정되는 통화 복기록을 공개했다.
명씨 법률 대리인인 남상권 변호인은 이날 ‘김건희 (여사)와 마지막 텔레그램 통화 48분’이라는 제목의 통화 복기록을 공개하면서 “명씨가 김 여사와 2024년 2월 16일~19일까지 5~6차례 걸쳐 전화 통화한 내용”이라고 밝혔다. 당시는 22대 총선을 2개월 앞둔 시점이다.
공개된 복기록에 따르면 김 여사는 명씨에게 김상민 전 대전고검 검사가 창원시 의창구 국회의원이 될 수 있게 도와달라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김 전 검사는 현직 검사 신분이던 지난해 1월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총선에 나섰으나 컷오프(경선 배제)됐다.
김 여사는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도 자신과 같은 생각이라는 점을 명씨에게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윤 의원은 이에 대해 “명태균 씨가 변호사를 통해 공개한 내용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윤 의원은 입장문을 내고 “저는 그 무렵 김 여사와 소통한 사실 자체가 없다”고 반박했다.
김 여사가 박완수 경남지사에게 전화해 김 전 검사를 도와달라고 했다는 취지의 내용도 복기록에 담겼으나, 박 지사 측 역시 “김 여사와 통화를 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명씨는 김 여사의 부탁에 “비례대표도 아니고 평생 검사만 하다가 지역도 모르는 사람을 지역구 국회의원 공천해주면 총선에서 진다”며 “김상민 내리꽂으면 가만히 안 있을 겁니다”라고 말한 것으로 파악됐다.
한편 남 변호사는 ‘명씨와 김 여사가 나눈 통화 녹음파일이 존재하느냐’는 질문에 “명태균의 입이 곧 증거”라며 “녹음 파일이 있는지는 알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여권 관계자는 통화에서 “(김 전 검사는) 결국 컷오프 됐다”며 “당시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 체제에서 김 여사가 무슨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었겠나”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면 지도부와 공천관리위원장이 허수아비”라며 “당시 공관위원장과 위원들이 입장을 밝혀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한편 창원지법 형사4부(김인택 부장판사)는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 된 명씨에 대해 다음달 24일 첫 공판기일을 열고 본격적인 재판을 시작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