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 생신 뜻깊게” 서울역 무료급식소에 고사리손 보탠 8살 소녀

설 명절 가족들과 봉사 사연 ‘훈훈’


설 연휴에 이랜드그룹이 운영하는 서울역 무료급식소 ‘아침애만나’에서 봉사활동을 한 박세연(가운데) 양이 할머니 김상현 씨(왼쪽), 할머니 친구 유영주 씨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랜드그룹 제공]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설 명절과 겹친 할머니 생신을 뜻깊게 보내기 위해 서울역 무료급식소에서 봉사활동에 나선 8세 소녀의 선행이 주변을 훈훈하게 하고 있다.

18일 이랜드그룹에 따르면,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박세연(사진) 양은 지난 설 연휴에 이랜드가 운영하는 서울역 무료급식소 ‘아침애만나’에서 가족들과 함께 자원봉사에 참여했다.

이번 가족 봉사는 설 명절 기간에 맞은 생일을 특별하게 보내기 위해 먼저 봉사를 제안한 할머니의 말에 박 양이 해맑게 “좋은 생각”이라고 응하면서 이뤄졌다.

박 양과 가족, 지인까지 5명으로 구성된 봉사단은 신문기사를 통해 접한 서울역 무료급식소에서 봉사를 하기로 결정했다.

눈발이 날리는 추운 날에도 박 양은 7시에 시작되는 아침식사 배급을 위해 새벽부터 급식소를 찾았다. 고사리손으로 어르신들께 직접 물을 전했다.

박세연 양이 이랜드가 운영하는 서울역 무료급식소 ‘아침애만나’에서 봉사활동을 하며 받은 세뱃돈. 박 양은 봉사를 마치고 이 돈을 모두 기부했다. [이랜드그룹 제공]


어린 박 양이 봉사하는 모습을 본 어르신들은 “참 예쁘다”, “고맙다”며 감탄사를 연발했다. “명절에 이렇게 기특한 아가한테 세뱃돈을 줘야지”라며 호주머니 속 지폐와 동전을 건네는 어르신도 있었다.

봉사를 마친 박 양은 급식소 한편에 비치된 기부함을 보고 기부까지 했다. 기부함이 “어려운 사람들에게 밥을 만들어 드릴 때 쓰는 돈을 모으는 곳”이라는 설명을 듣고, 흔쾌히 이날 받은 세뱃돈 2만4100원을 모두 기부함에 넣었다.

박 양은 “새벽 5시에 일어나서 피곤하긴 했지만, 밥 드시며 좋아하시는 모습이 좋았다”고 소감을 말했다. 가족들도 할머니 생신을 맞아 나눔의 기쁨을 경험했다고 전했다.

한편 ‘아침애만나’는 이랜드복지재단이 운영하는 무료급식소다. 서울역 노숙인과 인근 쪽방촌 주민들에게 연중 무휴 식사를 제공하고 있다. 급식소에서 지급되는 아침식사는 하루 300명, 도시락 배달로 제공되는 점심과 저녁(목요일)은 200~300명이 이용 중이다. 지난해 7월 개소 후 올해 1월까지 총 10만끼를 제공했으며, 누적 2200명의 자원봉사자가 다녀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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