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채꽃·홍매화·멜국·그리스신화…‘봄의 전령’ 제주

새롭게 길 단장한 제주올레
3월 1일 제주신화월드에서
악뮤 등 출연 ‘희망 콘서트’

고사리잡채·접짝뼈국 등
풍성한 봄 미식, 입맛 돋워



누가 뭐래도, 제주는 대한민국의 ‘봄의 전령’이다. 이미 산방산 앞 용머리해안 입구와 사계해변 유채꽃밭은 노란빛으로, 한림공원의 홍매는 주홍빛으로 물들어 ‘2월 봄’을 맞는 사람들의 놀이터가 됐다.

산방산 뒤편, 추사 김정희 선생 유배지로 향하는 덕수로에는 동백나무 가로수가 길게 늘어서 수줍게 붉은 인사를 건넨다.

봄 기운을 맞은 ‘신화의 땅’, 제주가 봄 준비를 마쳤다. 성산 유채꽃, 한림 수선화가 아우성을 치고, 그 와 중에 제주 서귀포시 안덕면 제주신화월드는 삼일절을 맞아 ‘희망 콘서트’를 열며 진짜 봄이 왔음을 알린다.

정선 민둥산 부럽지 않은 억새밭이 펼쳐진 어음리를 무대로 역동적인 레이싱을 하고, 360도 회전 그네를 탈 수 있는 제주 제주시 애월읍 9·81파크 제주도 봄의 활기를 촉발하는 축제를 진행 중이다.

“걱정마, 안 비싸”라는 어느 상인의 항변 섞인 환영 팻말이 입가에 겸연쩍은 미소를 머금게 하는 이곳 제주. 대만, 홍콩, 일본 등에서 방문이 급증하며 화기애애한 글로벌 분위기도 조성됐다. 여기에 제주 특유의 건강 미식과 제주형 웰니스는 지친 심신에 에너지를 더해준다.

이와 함께 최근 제주는 서귀포시와 우루마시(市)가 있는 일본 오키나와현과 하늘길-뱃길 연결이 추진되고 있어 기대감이 커졌다. 오키나와 우라소성에서 ‘고려’라고 적힌 기와가 나오는 등 제주 항몽유적지 항파두리성과 동일한 유물이 대거 출토되면서 애월의 항몽유적지가 재조명되고 있어서다. 제주 인문학 여행지도 겨울잠에서 깨어나 여행객 맞이에 분주해질 전망이다.

그리스신화박물관


제주에서 만나는 그리스·로마신화

실감 나게 그리스·로마신화를 익히는 박물관과 박장대소하며 세기의 명화들을 만나는 트릭아이미술관은 너무 재미있어 남녀노소의 ‘즐기는 인문학’ 명소가 되었다.

▷큐피드의 화살 ▷판도라의 상자 ▷피그말리온 효과 ▷사이렌 ▷오이디푸스 콤플렉스 ▷프로메테우스의 불 ▷트로이의 목마 ▷아킬레스건 ▷메두사의 눈 ▷헤라의 복수 ▷헤라클래스의 힘 등의 표현은 동서고금 수많은 문학, 판결, 생활, 논쟁, 협상 과정에 흔히 인용되고 있는 말이다.

아이들은 책을 통해 그리스·로마신화를 아는 것보다 제주 제주시 한림읍 그리스신화박물관에 가면 언니·삼촌·아빠가 쓰는 이들 멋진 말의 유래를 단번에, 즐겁게 익힐 수 있다. 진본은 유럽에 있지만, 진본보다 더 깔끔하게 만들어진 대리석 조각품과 200여 점의 명화를 감상하고, 고대 그리스 거리를 걸어볼 수 있다.

그 옆에 있는 한림읍 트릭아이미술관에서는 초중고 때 미술 교과서에서 보았던 그림들이 익살맞게 변형돼 관람객이 적극적인 관람을 할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 덕분에 저절로 세기의 명화를 내 것으로 만들 수 있다. 이들 박물관과 미술관은 파릇파릇한 봄기운 속에 등산객들이 늘어나고 있는 애월읍 새별오름과 마주 보고 있다.

9·81파크 제주의 ‘하늘그네’. 360도 회전하는 것이 특징이다.


360도 회전 그네·조랑말 타기 ‘도전’

그리스신화박물관에서 애월읍 쪽으로 조금만 더 가면, 9·81파크 제주를 만날 수 있다. 다음달 3일까지 ‘981 녹담만설(鹿潭雪) 축제’가 진행 중인 이곳은 늦도록 눈이 남아있는 백록담과 이미 봄의 전령이 찾아온 중산간과 해안 풍경을 함께 감상할 수 있다. 그야말로 서슬 퍼런 겨울과 따스한 봄의 뜻하지 않은 조우다.

9·81파크 제주에서는 역동적인 미니카 레이싱, 어음리 억새들판 걷기 여행, 옥상에도 억새를 심어놓은 예술적 건축물 산책, 360도 회전하는 그네 타기 등을 즐길 수 있다. 또 초록빛 감도는 이곳에서 흰 모자를 쓴 듯 눈이 남아 있는 한라산을 배경으로 찍는 멋진 ‘인생샷’은 덤이다.

카페 ‘스페이스제로’에는 수많은 연인과 친구와 함께 온 여행객, 아이와 손잡고 오는 가족들이 봄의 활기를 만끽한 뒤 휴식을 취한다.

서귀포시 표선면의 조랑말체험공원, 서귀포시 남원읍의 최남단체험감귤농장, 애월읍의 공방노아, 남원읍의 제주동백마을에선 도예, 겨울꽃, 작은 조랑말 타기 등을 즐길 수 있다.

‘웰니스 여행’을 선호한다면 요가는 서귀포시 성산읍의 취다선 리조트, 건강 먹거리는 남원읍의 보말파스타쿠킹클래스, 건강 온천은 서귀포시 안덕면의 아라고나이트 고온천 등을 추천할 수 있다.

다음달 1일 제주신화월드에서 희망콘서트가 열린다. 불꽃놀이도 펼쳐진다. 사진은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인 2019년 말에 열린 ‘카운트다운 파티’에서 펼쳐진 불꽃놀이


제주신화월드에서 즐기는 ‘희망콘서트’

이무진, 악동뮤지션, 자우림 등 국내 최정상급 아티스트가 나서는 희망 콘서트는 다음달 1일 제주신화월드 내 신화테마파크에서 펼쳐진다. 다시 힘차게 떠오르자는 염원을 담아 콘서트 이름을 ‘라이즈 어게인(Rise Again) 희망 콘서트’라고 지었다.

독창적인 음악성과 폭넓은 대중성으로 사랑받는 악뮤, 독보적인 음악 세계의 3인조 혼성 록 밴드 자우림, 감미로운 목소리와 따뜻한 감성이 어우러지는 이무진 외에 던밀스, 슬리피, 우싸이드, 딥플로우 등 힙합 뮤지션도 관객의 떼창을 유도하면서 희망을 노래한다.

제주신화월드 고객은 해당 콘서트에 무료 입장할 수 있다. 뷔페 예약자눈 입장권 2매를 선착순으로 받을 수 있다. 다양한 먹거리 부스, 다채로운 체험 부스, 불꽃놀이 등이 함께 펼쳐진다.

이와 관련, 제주콘텐츠진흥원과 제주신화월드는 다음달부터 버스킹 컨피티션 프로그램을 진행해 신진 아티스트를 발굴·육성할 계획이다.

새롭게 길을 단장한 제주올레

앞서 지난해 9월 오픈한 제주신화월드의 ‘컬처 존’은 제주 지역 작가들의 작품 상설 전시를 하고, 매달 색다른 팝업 이벤트를 벌여 제주를 찾는 국내외 고객에게 문화예술을 알리고 있다.

제주해녀문화예술연구협회(이하 협회)는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인 ‘제주해녀문화’의 삶을 담은 사진전을 디지털 패크릭 패널, 아날로그 사진 등 두 형태로 제주신화월드 내 한식당 ‘제주선’ 앞에 전시하고 있다. 양종훈 협회 이사장이 수십 년간 직접 촬영한 것을 집대성했다.

제주올레 역시 새봄을 앞두고 알파캠프, 라마다제주호텔, 올레면옥, 제주신화월드 등과 전방위 협약을 통해 완주자 인센티브를 부여하기로 했다. 또 올레길 정화, 올레길 마니아 식사 제공, 환경보호 등 활동을 함께 하며 제주의 걷기 여행이 더욱 즐거워지도록 길을 단장했다.

오는 4월 제주는 ‘제12회 국제e-모빌리티엑스포’가 열리며 활기를 더한다. 50여 개국 수백개 모빌리티 기업들 모이는 국제 행사로, 탄소 제로가 핵심 슬로건이다. ‘제주형 정글’ 곶자왈 보호에 100억원을 기부한 제주신화월드에 MICE(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 산업 본부를 두고, B2B(기업 간 거래) 비즈니스 상담회, 전시회, 부대행사 등으로 구성된 50개 세션의 글로벌 콘퍼런스를 진행한다.

제주신화 월드 내 한식당 ‘제주선’의 ‘건강 한상’


문어톳초무침 등 제주 미식 ‘풍성’

제주에서는 요즘 봄철 뼈를 강화하는 멜(멸치)국과 깅이(게)범벅, 고른 영양을 공급하는 잡곡밥, 배추, 실파, 칡잎 쌈 등 새봄 채소 쌈을 주로 즐길 수 있다. 흑돼지구이, 수산물 조림, 채소 젓갈 버무림 음식이 기본이고, 문어톳초무침, 고사리잡채 등 육지의 장점을 더한 음식들이 추가로 개발되고 있다.

남경어곰탕·화성식당은 민어를 푹 우려내 깊은 맛이 나는 어곰탕이나 돼지 뼈를 푹 고아 사골국물을 낸 뒤 메밀을 넣어 만든 걸쭉한 접짝뼈국 등을 앞세워 봄 건강을 도모하고 있다.

제주선의 제주형 한식은 보말 전복죽, 샐러드 유자 드레싱, 건새우 미나리전, 고등어구이 전복 게우 돌솥밥과 성게미역국, 한과, 차, 아롱사태 편백 찜으로 ‘봄 건강 미식 한상’을 차리고 있다. 제주신화월드는 오는 4월 중순 중국 닝보(寧波) 지역의 요리 전문점인 미셰린 1스타 ‘용푸’를 오픈해 ‘중화권 보양 미식 한상’도 준비할 예정이다.

추사 김정희, 우암 송시열, 전헌 조정철 등 제주로 유배온 인사들이 하나같이 장수했던 이유는 건강 미식과 청정 생태 속에서 혼란스러운 정치판에서 잊고 자신들의 ‘부캐’인 인문학적 소양, 예술의 끼를 맘껏 발산했기 때문일 것이다. 제주가 올 봄 원래의 미학에 명랑 콘텐츠를 얹어 봄 구색을 제대로 차렸다.

제주·서귀포=함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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