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만 전 SM총괄 10억 투자 2대주주로
코스닥 IPO 추진…美·佛 등 수출 논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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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표 드론기업으로 성장한 김영준 파블로항공 대표 [파블로항공 제공] |
“여기서 꿈이 있는 사람?”
대학 신입생 첫 강의. 대학 겸임교수로도 활동하는 김영준 파블로항공 대표가 늘 첫 수업에 던지는 질문이다. 몇 명이 손을 든다. 손을 들지 않은 이들은 더 많다. “꿈이 있다는 대학생들도, 물어보면 대부분이 공무원이거나 대기업 취직이거나 그래요.”
김 대표는 최근 헤럴드경제 인터뷰에서 대학생들에게 하고픈 조언을 묻자 고민없이 “꿈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
그렇게 말하는 그야말로 꿈이 있을까? 그의 꿈을 물었다. 중학교 2학년 시절, 60살에 5조원을 벌겠다는 꿈을 세웠다고 했다. 이젠 50조원으로 바꿨다. 왜 그리 큰 돈을 모으려 할까? 아프리카에 가장 큰 학교를 짓겠다고 했다. 수많은 아이가 교육받고 유학도 갈 수 있는, 그런 학교를 짓는 것. 그게 김 대표의 꿈이다.
꿈이 있어야 열정이 수반된다. 그리고 열정이 있어야 꿈이 더는 꿈이 아닐 수 있다. 꿈와 열정의 선순환이다.
김 대표가 설립한 파블로항공은 직원 5명의 작은 회사에서, 대규모 투자 유치를 거쳐 이젠 IPO까지 앞둔 기업으로 컸다. 이 인터뷰는 그의 어린시절 한 꿈에서부터 시작해, 50조원이란 종착지를 향해 달려가는 ‘꿈 이야기’이다.
파블로항공은 중기·스타트업계에서도 유명세를 치르는 기업이다. 일단 드론이란 분야부터 관심이 뜨겁다. 국내 대표 드론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2월 초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이 개최한 신산업 청년기업 간담회에서도 드론산업을 대표해 참석했다. 그는 1989년생, 올해 36살이다.
김 대표는 “업계를 대표하는 입장에서 대기업과의 협업 확대, 미중 간 무역규제 대응책, 스타트업 지원책 강화 등의 현장 목소리를 전달했다”며 “이번 간담회가 드론 산업의 발전에 도움이 되리라 기대한다”고 전했다.
파블로항공은 이수만 전 SM엔터테인먼트 총괄 프로듀서가 2대 주주인 기업으로도 유명하다. 김 대표는 인터뷰 내내 “이수만 선생님”이라고 칭했다. 이 전 총괄을 향한 존경이 가감 없이 담겼다.
그는 “5명 수준으로 막 창업했을 때 20조원 규모 사업계획서를 만들어서 회사를 설명했다”며 “(이 전 총괄이) 그 자리에서 바로 투자를 결정해 깜짝 놀랐다. 항상 10년 뒤를 내다보신다”고 전했다.
2019년 10억원을 투자한 이 전 총괄의 현 지분가치는 프리IPO(상장 전 투자유치) 기준 이미 300억원을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10년도 채 되지 않아 IPO를 꿈꾸는 기업으로 성장하기까지, 김 대표도 당연히 쉼 없이 달렸다. 그는 “오랜 기간 특전사에 복무했고 아랍에미리트로 파병도 다녀왔다”며 “복학해서 드론의 사이버 보안 분야를 연구하다가 드론의 민간 시장을 알게 됐다”고 전했다.
이후 드론 분야를 계속 파고들었다. 레이싱 드론, 농업용 드론, 군집비행 등을 연구했고, 사업 가능성을 엿봤다. 그런 과정을 거쳐 2018년 8월 파블로항공 법인을 설립하게 된다.
그리고 2019년 1월에 이 전 총괄로부터 10억원의 시드 투자를 받고 본격적인 경영에 나선다. 프리 IPO 220억원 유치 등 누적자금 440억원 달성, 초격차 스타트업 선정, 신용보증기금 혁신아이콘 선정, 불꽃드론쇼 기네스 세계 기록 경신, 팀KAIST 국제로봇대회 세계 2위, 방산혁신기업 선정…. 지금까지 이뤄낸 주요 성과들이다.
김 대표가 이렇게 쉼 없이 달려올 수 있었던 원동력은, 다름 아닌 ‘꿈’이다. 그는 중2 시절 “60살까지 5조원을 벌자”는 꿈을 세웠다고 한다. 다름 아닌 ‘거부’가 꿈이라는 게 생소하다. 이유가 있다.
중증장애인인 동생과 함께 성장하면서 배려와 기부의 소중함을 삶 속에서 체득했다. 큰 돈을 모아 아프리카에 제일 큰 학교를 세우겠다는 꿈을 꿨다.
김 대표는 “정말 많은 아이가 모여서 공부하고 유학도 보내고, 그래서 그렇게 공부한 아이들이 그 나라의 씨앗이 되는, 그런 학교를 세우는 게 인생의 목표”라고 했다.
그리고 이 꿈은 그가 수많은 언론 인터뷰 때마다 꼭 언급하는 얘기다. 가볍게, 듣기 좋게 던지는 답변이 아니란 의미다. 소위 ‘박제’다. 지키지 않을 수 없다. 꿈같은 얘기 같지 않은, 꿈 얘기다.
“60살이 아닌 지금부터 하라”는 농담 섞인 말조차 김 대표는 흘려듣지 못한다. 그만큼 진심이고, 그렇기에 열정이 식질 않는다.
파블로항공의 올해 목표를 물었다. 올해, 내년 초까지 코스닥 진입을 추진하고, 방산 드론 분야에 특히 주력해 볼 계획이다. 그는 “작년 대비 올해 최소 2배 이상 매출 신장을 목표삼고 있다”며 “이미 방산 분야에서 미국이나 프랑스 등 수출도 논의되고 있어 기대가 크다”고 전했다. 김상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