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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가 2630대에서 강세 출발한 19일 서울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신주희 기자] 연기금이 코스피 시장에서 33거래일 연속 ‘순매수’ 행보를 보이며 14년만에 최장 기록을 갈아치웠다. 이 기간에 연기금은 약 3조5000억원을 사들이며 연초 국내 증시 상승을 떠받치고 있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기관 투자자 가운데 연기금은 지난해 12월 27일부터 전날까지 32거래일 연속 코스피를 순매수했다. 전날까지 연기금의 코스피 순매수액은 3조6710억원에 이른다. 이날도 개장 후 오전 9시 30분 기준 연기금은 코스피 시장에서 278억원을 사들이며 순매수세를 보이고 있다.
코스피와 코스닥 등을 포함한 국내 증시 전체로 보면 연기금은 41거래일 연속 순매수 행렬을 이어왔다. 연초부터 연기금이 국내 증시의 버팀목이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같은 기간 외국인은 국내 증시에서 2조2460억원을, 개인은 7530억원을 순매도했다. 사실상 연기금이 개인과 외국인이 내놓은 물량을 빨아들인 셈이다. 기관 가운데 은행을 제외한 증권사, 보험사, 투자 신탁사, 사모펀드도 국내 증시를 팔아치웠다.
앞서 연기금의 코스피 순매수 최장 기록은 2011년 11월 10일부터 같은 해 12월 23일까지 32거래일이다. 해당 기간 연기금의 순매수 금액은 2조2023억원가량이었는데, 이번에는 규모도 더욱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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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금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지난해 부진했던 2차전지 및 반도체 업종으로 나타났다.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삼성전자로 올해만 약 7080억원을 순매수했다. 그다음으로 SK하이닉스로 2610억원 어치를 사들였다. 삼성바이오로직스(1900억원), LG에너지솔루션(1440억원) 등도 매수하면서 국내 증시 대장주에 힘을 보탰다.
이처럼 연기금이 국내 증시를 무섭게 빨아들이는 이유는 올해 국내 증시 되살아날 것이라는 기대감과 함께 연기금 가운데 큰손인 국민연금이 지난해 포트폴리오 괴리율 회복하기 위해서라는 분석이다.
지난해 5월 기금운용위 발표에 따르면 2025년 국민연금 포트폴리오는 국내주식 14.9%, 해외주식은 35.9%이다. 그러나 지난해 국내 증시가 바닥을 치면서 국민연금은 국내 주식 비중을 11.9%까지 낮춘 바 있다. 11월 말 국민연금의 운용액이 1185조2000억원인 점을 고려하면 올해 약 35조5000억원에 달하는 국내주식 사들여야 목표치에 부합할 수 있는 셈이다.
증시 회복 분위기도 연기금이 국내 증시로 돌아온 이유 중 하나다. 지난해 하반기 부진한 성적을 이어온 국내 증시는 올해부터 반등의 기미를 보이기 시작했다.
전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2591.05)보다 19.37포인트(0.75%) 오른 2610.42에 마감했다. 지난해 10월 29일(2617.80) 이후 석 달 반 만의 최고치다. 실제로 연기금이 코스피를 사들인 기간에도 코스피는 약 5.58% 상승했다.
당분간 증시에 훈풍은 이어질 전망이다. 이날도 오전 9시 33분 기준 코스피는 전장보다 21.31포인트(0.82%) 오른 2648.22를 기록했다. 이날 지수는 0.27% 오름세로 출발한 후 상승 폭을 확대하면서 2660선을 터치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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