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준환, 안방서 3년만의 정상 탈환 목표
김채연, 2023년 4위→작년 2위 ‘급성장’
차준환 “IOC 선수위원 좋은 결과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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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얼빈 동계 아시안게임에서 한국 피겨 사상 최초로 남녀 싱글 동반 금메달을 획득한 차준환과 김채연의 연기 모습 [연힙] |
[헤럴드경제=조범자 기자] 한국 남녀 피겨스케이팅 간판 차준환(고려대)과 김채연(수리고)이 2025 하얼빈 동계 아시안게임의 금빛 감동을 잇는다. 무대는 19일 서울 목동아이스링크에서 개막되는 2025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사대륙 피겨스케이팅 선수권대회다.
차준환은 대회 이틀째인 20일 김현겸(수리고), 이시형(고려대)과 함께 남자 쇼트 프로그램에 출격한다. 김채연은 이해인(고려대), 윤아선(수리고)과 21일 여자 쇼트 프로그램에 나선다.
사대륙선수권대회는 아시아, 아메리카, 오세아니아, 아프리카 등 유럽을 제외한 4개 대륙 선수가 경쟁하는 메이저 대회다. 5년 만에 한국에서 개최된다.
차준환과 김채연은 동계 아시안게임에서 남녀 싱글 동반 금메달을 획득하며 뜨거운 감동을 안겼다. 특히 쇼트 프로그램 1위를 차지한 강력한 우승후보 가기야마 유마, 사카모토 가오리(이상 일본)에 극적인 역전극으로 일군 우승이라 기쁨이 배가됐다.
차준환은 “이번 시즌 중반 부상으로 힘든 시기를 보냈는데, 아시안게임을 잘 마무리한 데 대해 많은 분들이 축하해주셨다”며 “먼저 경기가 끝난 김채연이 기쁜 소식을 전해줘 좋은 에너지를 많이 받았다. 동반 금메달이라는 기쁨을 드려서 좋았다”고 했다.
차준환의 목표는 2022년 우승 후 3년 만의 정상 탈환이다. 차준환은 “이번 사대륙선수권대회는 한국에서 열리는 만큼 좀 더 만족할 만한 경기를 하는 게 목표”라고 의지를 보였다.
김채연은 2023년 이 대회에 첫 출전해 4위, 지난해 2위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인 끝에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의 영광을 차지했다. 안방에서 열리는 올해 대회에서 반드시 금메달을 따겠다는 각오다.
김채연은 “아시안게임 때처럼 이번 대회에서도 좋은 모습으로 감동을 주는 연기를 펼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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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채연이 18일 서울 양천구 목동실내빙상장에서 열린 2025 ISU(국제빙상연명) 사대륙 피겨스케이팅 선수권 대회 한국팀 미디어데이에서 소감을 말하고 있다. 오른쪽은 차준환 [연합] |
금메달 감동을 뒤로 하고 일주일 만에 열리는 대회라 컨디션 관리가 필수다.
차준환은 18일 열린 한국 선수단 미디어데이에서 “잘 먹고, 잘 자고, 잘 쉬는 게 중요한 것 같다”며 “좋은 수면을 취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채연도 “컨디션을 많이 끌어 올리려고 하고 있는데, 어제부터 좀 괜찮아지고 있는 것 같다”며 “최상의 컨디션으로 대회를 멋지게 치르고 싶다”고 기대했다.
이번 대회엔 아시안게임에서 차준환 김채연과 우승을 다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은메달 가기야마 유마와 세계랭킹 1위 사카모토 가오리가 불참한다. 이들은 다음달 미국 보스턴에서 열리는 ISU 세계선수권대회에 집중한다. 사카모토는 대회 4연패에 도전한다. 남자 싱글 세계랭킹 1위 일리야 말리닌과 여자 싱글 세계 2위 이사보 레비토(이상 미국)도 출전 명단에 없다. 다만 2022 베이징 올림픽 직후 은퇴를 선언했다가 지난해 복귀한 2022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싱글 동메달리스트 알리사 리우(미국) 등 국내 팬들에게 익숙한 선수들이 참가한다.
한편 남자 싱글 최초 아시안게임 금메달, 피겨 선수 최초의 실업팀 입단(서울시청) 등 ‘최초의 역사’를 써내려가고 있는 차준환은 빙상 선수 최초의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에도 도전한다.
차준환은 “최초라는 수식어는 영광스러운 일”이라며 “남자 선수로서 여러 성적을 내면서 후배 선수들에게 우리도 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싶다. 여기서 오는 동기 부여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2018 평창 동계올림픽 봅슬레이 은메달리스트 원윤종과 국내 후보 경쟁에 나서 오는 26일 대한체육회 평가위원회 비공개 면접을 앞두고 있다. 차준환은 “선수위원이 된다면 어떤 일을 할 수 있는지 많이 알게 됐는데, 내 생각을 잘 말씀드려서 면접에서도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고 싶다”고 눈빛을 반짝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