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직구, 규제 수단 마땅치 않아…자체 모니터링 의존
![]() |
서울시 관계자가 지난해 11월 22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해외 온라인 플랫폼 상품 안전성 조사 부적합 제품을 공개하고 있다. 이번 조사에서는 알리익스프레스·테무·쉬인 등에서 판매 중인 아동용·유아용 동절기 섬유제품 26개 중 7개 제품에서 프탈레이트계 가소제, 납, 카드뮴 등 유해물질이 기준치를 초과하여 검출되거나 물리적 시험에서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 [연합] |
[헤럴드경제=신현주 기자] 중국계 3대 온라인 쇼핑몰인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 쉬인이 한국 공략을 가속하는 가운데 유해성 문제가 여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테무는 최근까지 한국어 판매사이트에서 북한 체제를 선전하는 상품을 판매했다. 검색창에 ‘북한’이나 ‘North Korea’를 입력하면 북한 체제를 선전하거나 반미주의를 강조하는 포스터 등이 표출되는 식이다.
테무는 이 같은 사실이 공론화하자 해당 검색어에 따른 상품 진열을 막아놓은 상태다.
알리익스프레스도 지난해 현행법 위반 소지가 있는 북한 관련 상품을 판매하다 비판을 받았다.
하지만 테무 사이트에서는 여전히 인체에 해를 끼칠 수 있는 뾰족한 장식용 일본도나 욱일기가 새겨진 의류 등 현행법, 국민감정을 거스르는 상품이 판매되고 있다. 가품 유통도 여전하다.
서울시는 알리익스프레스를 통해 유통된 어린이용 한복 5개 제품에서 국내 기준치를 최대 4.5배 초과한 발암 물질 폼알데하이드가 검출됐다고 지난달 발표했다.
지난해 9월에는 ‘알테쉬’에서 판매된 샌들에서 국내 기준치를 최고 229배 초과한 프탈레이트계 가소제 성분이 검출됐다는 서울시 조사도 나왔다. 샌들 중에서는 니켈 용출량이 기준치의 최대 9배에 달한 제품도 있었다.
폼알데하이드와 산성도(Ph)가 기준치를 초과한 모자도 다수 판매된 것으로 파악됐다.
매니큐어에서는 기준치의 최대 3.6배가 넘는 디옥산과 기준치의 1.4배에 이르는 메탄올이 나와 판매가 중단됐다. 디옥산은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가 지정한 인체 발암 기능물질이다. 메탄올은 장기간 노출될 경우 중추 신경계나 소화기계, 시신경을 손상할 수 있어 사용이 금지돼 있다.
문제는 이를 규제할 수단이 마땅치 않다는 점이다. 해외직구로 물건을 반입할 경우 세관에서 유해 물품을 적발하는 것도 쉽지 않아 플랫폼의 자체 모니터링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테무가 한국 상품을 직접 유통하는 ‘로컬 투 로컬(L2L)’ 사업에 나서기로 한 만큼 불·탈법성 상품 유통에 대한 우려 목소리는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 기준 지난달 테무 앱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823만명이다. 국내에서 영업하는 주요 온라인 쇼핑몰 가운데 쿠팡(3202만명), 알리익스프레스(912만명)에 이어 세 번째로 많다.
‘알테쉬’의 한국 시장 직진출로 국내 제조 판매망이 위기에 처했다는 우려도 나온다. 대구상의가 지난해 8월 대구 경북 제조업체 160곳을 조사한 결과 34.3%가 ‘알테쉬’의 저가 공세로 당장의 매출과 수출에 영향을 받고 있다고 답했다. 산업통상자원부의 유통업 매출 동향에 따르면 해외직구 등 영향력 확대로 지난해 패션·잡화 매출은 온오프라인 통틀어 전년 대비 1.2%, 아동 스포츠는 0.6% 각각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