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터차 “트럼프, 북한 CVID 표방하나 ICBM 무력화에 그칠 수도”

“북미 대화 가능성 상존…과거와 다른 소통할 것”

“CVID는 수사일 뿐”…미 본토 위협 최소화가 핵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019년 6월 30일 한국 판문점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AP]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빅터 차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 석좌는 미 행정부가 북한 핵문제와 관련, ‘완전하고 검증할 수 있으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를 표방하지만, 실제로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무력화와 같은 부분적 합의를 위해 대북 협상에 나설 수 있다고 말했다.

빅터 차 석좌는 18일(현지시간) 워싱턴 DC 소재 CSIS가 개최한 세미나에서 “트럼프 1기 때 (북미 합의안 도출) 실패에도 불구하고 북미가 대화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이날 세미나는 ‘트럼프 행정부 하 미국의 동맹과 우방’을 주제로 열렸다.

차 석좌는 “트럼프 행정부에서 나오는 신호를 보면 (트럼프 1기 때와는) 매우 다른 방식으로 (북미 대화) 틀이 형성될 수 있다는 점이 흥미로운 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는 여전히 수사적으로 CVID를 말하지만, 실질적으로는 관여의 조건이 완전히 다를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미국 우선주의 전략을 북한에 적용해 핵무기 위협과 ICBM 위협을 무력화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려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신속히 종식시키겠다는 취지에서 미국의 대북 관여가 이뤄질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차 석좌는 “우크라이나 전쟁의 관점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보유한 모든 핵무기를 폐기하는 것이 아니라, 북한이 러시아에 파병하지 않고 군수품 지원도 중단하도록 대북 관여에 나서고자 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한국의 차기 유력 대권 주자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최근 미 일간지 워싱턴포스트(WP)와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북미대화 재개 노력을 지지하며, 트럼프를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하는 것을 고려하겠다고 밝힌 것도 거론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분위기 역시 과거와 다른 맥락의 북미대화가 이뤄질 가능성으로 이어지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지난달 23일 방송된 폭스뉴스 인터뷰, 지난 7일 미일 정상회담 공동 기자회견 등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연락할 것이며, 그와 양자관계를 맺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행정부는 최근 미일 정상회담 공동성명, 한미일 외교장관 공동성명, 주요 7개국(G7) 외교장관 공동성명 등에서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또는 CVID 목표를 명기해 집권 1기 때의 북핵 관련 원칙에 근본적 변화가 없음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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