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과 센터 개발 MOU
AI 데이터 센터 규모 3GW…투자액 최대 50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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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록(왼쪽) 전남지사와 아민 바드르 엘 딘 스톡 팜 로드 공동 설립자가 협약식에서 기념촬을 하고 있다. [스톡 팜 로드 제공] |
[헤럴드경제=한영대 기자] 세계 최대 규모의 인공지능(AI) 데이터 센터가 우리나라 전남에 건설될 예정이다. 투자 규모만 최대 50조원 이상이다. 데이터 센터 건설을 주도하는 투자사는 현재 범LG가 3세 구본웅 씨가 이끌고 있다.
미국 벤처 기업 ‘스톡 팜 로드’(SFR) 자회사인 퍼 힐즈는 전남과 최첨단 AI 데이터 센터를 개발하기 위한 양해각서(MOU)에 서명했다고 19일 밝혔다.
전남에 구축될 데이터 센터 규모는 3GW(기가와트)이다. 스톡 팜 로드는 초기 투자금으로 100억달러(14조4200억원)를 투입할 예정이다. 장기적으로 최대 350억달러(약 50조4700억원)를 투자할 계획이다.
현재 운영 중인 가장 큰 규모의 데이터센터는 마이크로소프트의 60㎿(메가와트)급 시설이다. 스톡 팜 로드가 추진 중인 3GW 데이터 센터는 미국에서 오픈 AI와 소프트뱅크가 추진 중인 ‘스타케이트 프로젝트’ 하나로 텍사스에 건설되는 데이터 센터의 약 3배 규모이다.
SFR의 데이터 센터는 올해 말 착공에 돌입, 2028년에 완공될 예정이다. 전남은 데이터 센터 건설 과정에서 정부와의 논의 등을 통해 필수 자원에 대한 접근성을 보장할 계획이다. SFR은 산업통상자원부에 전력 계통 가능성 등을 문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데이터 센터 구축 전후 과정에서 에너지 공급 및 저장, 재생 에너지 생산, 장비 공급 등 분야에서 약 1만개 이상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스톡 팜 로드는 전망했다.
이번 프로젝트를 주도하고 있는 SFR은 고 구자홍 LS그룹 회장 장남인 구본웅(브라이언 구) 씨와 런던·요르반 기반 투자사 ‘BADR 인베스트먼트’의 설립자인 아민 바드르 엘 딘이 공동 설립했다. LS그룹 계열 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다른 LS그룹 3세들과 달리 구씨는 일찍이 벤처 투자에 관심을 가졌다. 2010년대 후반에는 ㈜LS 지분을 정리하면서 그룹 경영서 손을 뗐다.
SFR는 향후 유럽, 미국 전역에도 AI 인프라 파트너십을 구축할 계획이다. 구 씨는 “아시아 기업의 엄청난 기술 역량을 직접 목격했기 때문에 이번 프로젝트가 한국과 전남의 경제 및 기술적 수준을 새로운 수준으로 끌어올릴 것”이라며 “데이터 센터는 단순한 인프라 프로젝트가 아니라 새로운 디지털 산업 혁명의 발사대”라고 강조했다.
아민 바드르 엘 딘 설립자는 “(데이터 센터 구축은) 한국이 글로벌 기술 리더십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적 도약”이라며 “우리는 전남과 협력해 중요한 인프라를 구축하고 차세대 AI 기반을 구축할 수 있는 전례 없는 기회를 만들어낼 수 있어 매우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최근 AI 산업이 급속도로 성장하면서 이를 뒷받침하고 있는 데이터 센터 관련 시장 규모도 커지고 있다. 데이터 센터 서비스 시장은 2030년까지 무려 4383억달러(약 632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데이터 센터 시장의 성장 속도가 빠른 만큼 데이터 센터를 구축하기 위한 주요 국가 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AI 산업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는 미국은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를 통해 시장 주도권을 확실히 차지한다는 계획이다. 스타케이트 프로젝트에 투자되는 금액만 1000억달러(144조원)이다.
인도와 말레이시아, 태국 등 토지 및 인건비가 저렴한 지역에서도 데이터 센터 단지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인도 최고 재벌인 무케시 암바니가 이끄는 릴라이언스 그룹은 인도 구자라트주 자마나가르에 3GW 데이터센터를 설립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데이터센터 관련 리서치 업체인 DC바이트의 아시아 태평양 지역 담당 연구 매니저인 징웬 옹은 “비용을 절감하고 신속하게 건설할 수 있다면 한국 데이터 센터가 충분한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