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의약품은 그 이상 될 것
美 오면 관세 없어, 기회 주고파
푸틴과는 이달 말 안에 만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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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미국에 수입되는 자동차에 대해 25% 수준의 관세를 부가할 예정이라고 밝히면서 국내 자동차 산업에 큰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19일 오전 경기도 평택항 내 자동차 전용부두에 선적을 기다리는 수출용 차량이 세워져 있다. 평택=임세준 기자 |
4월부터 대규모 관세를 예고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수입 자동차, 반도체와 의약품에 최소 25%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관세 부과 전까지 기업들이 생산거점을 미국으로 옮길 기회를 주고 싶다”고 했다. ▶관련기사 5면
18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사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자동차 등 주요 수입품에 대한 관세 계획을 밝혔다. 구체적인 일정을 묻는 질문에 그는 “아마 여러분에게 4월 2일에 이야기할 텐데 (관세가) 25% 정도가 될 것”이라고 답했다.
반도체와 의약품 관세는 “25%, 그리고 그 이상이 될 것이다. 관세는 1년에 걸쳐 훨씬 더 인상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앞서 지난 14일 트럼프 대통령은 행정명령을 통해 미국 자동차를 제외한 모든 차량에 부가가치세를 포함한 비관세 장벽을 해결할 것을 지시했다. 한국을 비롯해 170여개 국가는 부가가치세를 적용하고 있어 사실상 대부분의 국가가 사정권에 들어가게 됐다. 특히 자동차와 반도체 관세가 25% 이상 부과될 경우 국내 산업도 막대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일부 기업들, 美 돌아온다고 연락해…향후 몇주간 많은 기업 발표할 것”=트럼프 대통령은 4월 1일 이후에 관세를 부과하는 이유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하지만 우리는 그들(기업들)에게 (미국에 투자하러) 들어올 시간을 주고 싶다. 그들이 미국으로 와서 여기에 공장을 세우면 관세가 없기 때문에 우리는 그들에게 약간의 기회를 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또한 그는 “앞으로 몇 주 동안 많은 것을 보게 될 것”이라며 “많은 기업들이 발표를 하게 될 것이다”고 기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부 기업이 미국으로 돌아올 의사를 밝혔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세계에서 가장 큰 기업들 일부”가 자신에게 연락해왔다면서 “그들은 우리가 관세와 세금, 인센티브를 통해 경제적으로 하는 일 때문에 미국으로 돌아오고 싶어 한다”고 말했다.
그는 반도체와 자동차 등과 관련된 기업들이 앞으로 수주 내로 미국 투자와 관련된 발표를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으나 대상 기업을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다.
▶“EU, 이미 차관세 우리 수준으로 낮춰…엄청난 돈 절약”=상호관세의 대상국으로 유력한 유럽연합(EU)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내가 이해하기로 EU는 이미 자동차 관세를 우리와 같은 수준으로 낮췄다”고 주장했다. 뉴욕타임스(NYT)는 해당 발언이 사실과 다르고, 아직 EU에서는 관세에 대한 언급이 없었다고 전했다.
그는 “EU는 자동차에 10% 관세가 있었는데 이제 우리와 똑같은 2.5% 관세가 있다. 그러니 우리는 이미 엄청난 돈을 절약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난 EU가 이렇게 한 것을 환영하지만 알다시피 EU는 우리한테 매우 불공정했다. 우리는 (EU와 교역에서) 3500억달러 적자를 보고 있고, 그들은 우리 자동차와 농산물을 수입하지 않는다. 그들은 거의 수입하지 않고 매우 조금만 수입한다. 그리고 우리는 그것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제재 대상인 베네수엘라가 셰브런 같은 석유회사를 통해 석유 제품을 계속 수출하는 것을 허용하겠냐는 질문에는 “어쩌면 허용하지 않을 수도 있다. 우리는 지금 그것을 들여다보고 있다”고 답했다.
앞서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는 미국 정유회사 셰브런 등 에너지기업이 베네수엘라에서 원유를 생산할 수 있도록 제재를 일부 완화했다.
▶“우크라 종전회담, 매우 잘 진행”…“북한군 다수 사망” 첫 언급=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8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진행된 미국과 러시아 간 고위급 회담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회담에 대해 “매우 잘 진행됐다.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에 대해) 더 많은 자신감을 얻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는 뭔가를 하고 싶어 한다. 그들은 포악한 야만적인 행동을 멈추고 싶어 한다”고 했다.
러사이에 파병된 북한군에 대해서도 처음으로 언급했다. 그는 전장에서 많은 수의 러시아군과 우크라이나군이 사망하고 있다면서 러시아를 위해 참전한 “북한군도 많은 수가 사망했다. 그들은 싸우기 위해 왔지만, 많은 수가 죽임을 당했다”고 말했다.
반면 우크라이나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발언을 내놨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가 전쟁으로 처참하게 파괴됐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우크라이나에서는 선거가 치러지지 않았고, 사실상 계엄령이 선포된 상태”라며 “말하기 싫지만, 우크라이나 지도자(젤렌스키)는 지지율이 4%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견을 마치고 나가면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이달 말 안에 만날 것인가’라고 묻자 “아마도”라고 답했다. NYT는 “트럼프가 젤렌스키보다 푸틴에게 더 따뜻한 감정을 느끼고 있다는 것은 이미 알고 있었지만, 젤렌스키를 비판적으로 보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빛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