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ETF, 미·일 제치고 ‘톱랭크’ 점령

수익률 1위 ‘PLUS K방산’ 150%
합성H 145%·SOL조선 132% 순


이달 들어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수익률 상위권에 한국 및 중국 증시 투자 상품들이 대거 올라왔다. 미국 빅테크와 일본 기술주 ETF가 ‘톱(TOP) 5’를 싹쓸이했던 미·일 전성기가 저물고 있다. 대신 트럼프 행정부 수혜 업종인 국내 방산과 조선, ‘딥시크(DeepSeek)’ 바람을 탄 중국 기술주 ETF가 그 자리를 꿰찼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기준 국내 상장된 775개 ETF 중 1년 수익률 1위는 ‘PLUS K방산’(150.32%)이 차지했다. 이 상품은 전날 기준 한화에어로스페이스(23.73%), 한화오션(21.04%), 현대로템(17.87%) 등 순으로 담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주변국 대상으로 방위비 압박에 나서자 각국 방산업 주가가 뛰며 글로벌 랠리 주도주로 자리 잡고 있다. 국내 방산주는 지난해 역대급 실적을 거둔 가운데 미국 관세 무풍지대로 꼽히면서 수출 호조가 전망된다.

2위는 ‘TIGER 차이나항셍테크레버리지’(합성H·145.43%)다. 중국 대표 혁신기업인 알리바바, 텐센트, 샤오미 등 30개 테크기업에 투자하는 항셍테크지수를 2배로 추종한다. ‘저비용 고효율’ 생성형 인공지능(AI) 모델 딥시크가 등장하면서 지난달부터 수익률이 급등했다.

뒤이어 국내 3대 조선사인 HD한국조선해양, 삼성중공업, 한화오션을 담고 있는 ‘SOL 조선TOP3플러스’(132.15%)다. 미중 군비 경쟁에 따른 미군 함정 유지·보수·정비(MRO) 수주 기대감, 미국 액화천연가스(LNG) 프로젝트 추진에 따른 LNG 선박 수요 증가, 해상풍력시장 개화 등 호재가 뒷받침됐다.

이처럼 수익률 상위권에 한국과 중국 ETF가 올라온 건 낯선 광경이다. 1년 전 기준으로 보면 수익률 톱 5위에는 미국 필라델피아반도체 레버리지, 나스닥100 레버리지, 일본 TOPIX레버리지 등 미국과 일본 ETF뿐이었다. 올해 초까지 기세가 이어지며 미국 빅테크 기업에 투자하는 레버리지 상품들이 상위권을 줄줄이 꿰찼다. 1월 중순에는 미국 레버리지 상품이 1~7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다 이달 10일 중국 항셍테크 레버리지 상품에 1위를 내준 뒤 5위(ACE 미국빅테크TOP7 Plus레버리지·114.81%)까지 밀려났다.

미국 기술주는 지난해 이어진 강세장에 따른 과열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18일(현지시간) 발표된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글로벌 펀드매니저 대상 2월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약 89%는 미국 주식이 과대 평가됐다고 답했다. 이는 지난 2001년 4월 이후 최고치다.

대신 올해 강세장 촉매제로 ‘중국 경기 성장’(35%)를 가장 높게 꼽았다. 박윤철 iM증권 연구원은 “딥시크 충격 이후 미국만이 AI 기술력에서 앞서고 있다는 전제가 흔들리기 시작했다”며 “중국의 AI 기술력이 부각되며 중화권 증시 중 특히 테크 주식의 초강세 나타나고 있으며 상대적으로 미국의 대형 기술주는 부진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유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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