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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수성(가운데) 한국한의학연구원 박사 연구팀이 사물탕 관련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한국한의학연구원 제공] |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인공지능(AI)과 한의학의 융합을 통한 새로운 난임 치료 기술 개발이 시도된다.
한국한의학연구원 한의약융합연구부 유수성 박사 연구팀과 부산대학교 약학대학 이해승 교수 연구팀은 AI 활용을 위한 첫 단계로 ‘사물탕’을 구성하는 38개 성분 각각에 대한 고령 생쥐의 난소 전사체 데이터를 구축했다.
사물탕은 당귀, 천궁, 숙지황, 작약으로 구성된 처방으로 여성 건강 증진 및 난임 치료에 전통적으로 사용해 왔던 주요 한의 처방이다.
선행 연구에서는 노화와 관련된 난임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다양한 한의 처방을 실험한 후 사물탕을 선별했다.
고령 생쥐를 대상으로 진행한 선행연구에서 사물탕은 난자의 질, 난포 수, 배아의 질, 임신율을 유의미하게 높였다.
하지만 잘 알려진 효능에도 불구하고, 사물탕이 수많은 성분으로 구성되어 있어서 화합물 수준의 복합적인 작용기전 규명에는 한계가 있었다.
다수의 성분이 복합적으로 상호작용하면 특정 성분의 역할을 구체적으로 규명하기 어렵고, 성분 간의 조합이 미세하게 달라지면 효능의 일관성을 유지하기도 어려워지며 이에 따라 화합물 수준의 작용기전 규명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물탕의 주요 성분 38가지에 대한 고령 생쥐의 난소 전사체 데이터 구축에 도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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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연구성과 모식도.[한국한의학연구원 제공] |
사물탕을 구성하는 38가지 개별 성분을 38주령 생쥐에 4주간 경구 투여 후 생쥐의 난소 조직에서 RNA를 추출해 전사체 데이터를 구축했다.
이 전사체 데이터는 AI를 활용한 사물탕의 작용기전 연구에 유용한 자원이 될 뿐만 아니라, 사물탕의 치료 효과를 재현할 수 있는 최적의 성분 조합을 찾는 데 이바지할 것으로 보인다.
유수성 박사는 “이러한 연구의 최종 목표는 AI를 활용 사물탕 구성 성분 전사체 데이터를 분석하고, 최적의 유효성분 조합을 찾아 처방의 안전성과 재현성을 높이는 것”이라며 “이런 접근법을 통해 AI를 한의학에 적용하고, 복합처방의 작용기전을 화합물 수준에서 명확히 규명하여 난임으로 고생하는 분들에게 힘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데이터’에 1월 15일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