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방문’ 통상차관보 “관세조치 불포함 요청” [트럼프發 관세쇼크]

IRA·반도체 보조금 우호환경 지속 당부
미 정부·의회 등에 한국 입장 공식 설명


정부가 도널드 트럼프 2기 미 행정부에 상호관세 등 관세 조치에서 우리나라를 제외해 줄 것을 공식 요청했다. 또 인플레이션 감축법(IRA)과 반도체법 보조금 등 대미 투자 기업에 대한 지원이 지속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박종원 통상차관보가 지난 17∼2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를 방문해 백악관, 상무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등 정부 관계자와 의회 및 싱크탱크 전문가를 면담해 이 같은 한국의 입장을 공식적으로 전달했다고 밝혔다. 또 한국 기업이 대규모 대미 투자로 고용 창출 등 미국 경제에 대해 기여했다고 강조했다.

박 차관보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양국 간 거의 모든 품목에 대한 관세가 이미 철폐됐음을 강조하면서 한국이 상호관세와 철강·알루미늄 등 제반 관세 조치에 포함되지 않도록 요청했다.

아울러 조만간 양국 간 고위급 협의를 통해 주요 현안과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하자고 제의했다.

박 차관보는 미국 의회 주요 인사들을 면담한 자리에서도 한국 기업의 대미 투자를 기반으로 한미 공급망 연계가 가속화 한 만큼, IRA 및 반도체법 보조금 등 한국 기업에 대한 우호적인 정책 환경을 지속적으로 조성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나 산업부는 박 차관보가 워싱턴 방문기간에 만난 주요 인사들의 명단을 공개하지 않았다 관세전쟁을 선포한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무역·통상 정책을 총괄할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 후보자는 지난 18일(현지시간) 연방 상원에서 인준이 가결 처리됐지만 아직 공식 취임을 하지 않은 상태다. 장관에서 시작해 부장관, 차관, 차관보 순으로 인사가 이뤄지는데 박 차관보가 이번 방미기간에는 상대할 만한 자리는 모두 공석인 상태다. 또 통상교섭본부의 파트너인 무역대표부(USTR)의 대표인 제이미슨 그리어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가 지난 6일 이뤄졌지만 아직,상원의 최종 인준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로인해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일할 USTR 주요 보직자들도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다만, 박 차관보는 친(親)트럼프 싱크탱크인 미국우선주의정책연구소(AFPI)를 찾아 애덤 세빗 디렉터와 면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세빗은 주요 연구 분야는 관세 등 통상분야가 아닌 중국 공산당(CCP)의 영향력 공작 등에 관한 것이다.

산업부는 “박 차관보가 방미기간동안 많은 일을 했지만 상대방이 있는 특성상 공개하기가 어렵다”면서 “미국의 무역·통상조치에 대해 고위급에서 지속적으로 협의해나가는 한편, 업계와의 긴밀한 소통을 통해 우리 기업의 피해가 최소화되도록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배문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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