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말고 서울시 되고 싶다”는 구리시…경기도 공기업도 갖겠다고? 뿔난 경기도

백경현 구리시장. [구리시 제공]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경기주택도시공사(GH) 이전을 추진하고 있는 구리시가 서울시 편입도 추진하자, 경기도가 GH 이전 절차를 전면 중단하기로 했다.

고영인 경기도 경제부지사는 21일 도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백경현 구리시장이 서울 편입 시도를 멈추지 않으면 GH의 구리시 이전은 전면 백지화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경기도의 주택공급을 담당하는 공기업인 GH는 수원시에 있는 본사를 구리시로 이전할 계획이다. 구리시는 2021년 공모에 신청해 이전 대상지로 선정됐다. 이에 구리시 토평동 9600㎡ 부지에 지하 3층·지상 19층, 전체건축면적 3만㎡ 규모로 GH 본사 건물을 신축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2031년 이전이 마무리되면 연간 80억원의 지방소득세 증대 효과와 함께 655명의 직원과 연간 1만5000명 방문고객에 따른 지역경제 활성화가 기대돼 침체된 경기 북부 활성화의 일환으로 추진됐다.

문제는 백 시장이 서울 편입을 추진하면서 불거졌다. 백 시장은 2023년 11월 오 시장을 만나 서울 편입을 건의하고 지난해 7월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도 “여론조사를 거쳐 시민이 가장 원하는 방향으로 서울 편입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지난해 7월 구리시가 구리시민 7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66.9%가 서울 편입에 찬성했다.

이에 남양주 등 GH 이전을 희망해왔던 경기도 소속 다른 지자체들에서는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김동연 경기도지사 [연합]


고 부지사는 “백경현 구리시장은 GH 이전과 서울 편입을 동시에 추진하겠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앞뒤가 맞지 않는 말”이라며 “구리시가 서울시로 편입되면 경기도 공공기관인 GH가 구리시에 갈 아무런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GH 구리시 이전은 단순히 구리시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침체된 경기북부를 대한민국의 새로운 성장 원동력으로 도약시킬 북부개발의 상징”이라며 “백 시장은 개인의 정치적인 이득을 위해 구리시민을 기만하고 구리시민 간 갈등을 부추기는 행위를 중단하라”고 덧붙였다.

고 부지사는 또 “오세훈 서울시장은 구리시와 김포시의 서울 편입 주장이 얼마 전 주장한 지방분권 개헌 취지와 맞다고 생각하냐”며 “오 시장은 지방분권에 역행하고, 갈등을 부추기는 구리시와 김포시 서울편입 추진에 대한 포기선언을 조속히 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백 시장은 “서울 편입은 결정된 사항이 아닌 데다 시민 요구에 따라 기초자료로 활용하기 위한 효과를 분석하고 있을 뿐”이라며 “김동연 지사가 산하기관 이전을 약속대로 추진하겠다고 했는데 GH 이전을 백지화하면 경기도 행정이 신뢰받지 못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백 시장은 “경기북부 균형발전이라는 공통된 목표 아래 GH 이전을 차질 없이 준비하고 있었다”며 “그동안 경기도, GH 등과 9차례 실무협의회를 갖고 도시관리계획 등 관련 행정절차도 예정대로 진행되고 있었는데 갑작스럽게 중단을 결정해 당황스럽다”고 덧붙였다.

경기도와 구리시 및 서울시의 갈등은 정당 간 갈등으로도 해석되고 있는 상황이다. 경기도의 수장은 더불어민주당 소속 김동연 경기도지사이고, 백경현 구리시장과 오세훈 서울시장은 국민의힘 소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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