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심리, 건설 침체에 4개월 연속 악화…4년 5개월 만에 최저

한국은행, 기업경기조사 결과 발표
2월 기업심리지수 0.6P 하락한 ‘85.3’
관세 우려에도 제조업 일부 회복했지만
최악 건설경기에 비제조업 부진 이어져


건설업 경기가 살아날 기미를 나타내지 못하면서 기업심리지수가 4개월 연속 하락했다. 사진은 서울 송파구 한 부동산에 붙어 있는 부동산 매매 관련 안내문 [연합뉴스]


[헤럴드경제=홍태화 기자] 건설업 경기가 최악으로 치달으면서 기업심리가 4개월 연속 악화해 코로나 사태 이후 최저 수준을 나타냈다. 건설업을 중심으로 한 비제조업 부문이 전혀 회복할 기미를 나타내지 못하면서 전체 지수를 짓누르고 있는 형국이다.

2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기업경기조사 결과에 따르면 2월 전산업 기업심리지수(CBSI)는 전월대비 0.6포인트 하락한 85.3을 기록했다. 코로나 위기가 있었던 2020년 9월(83.4) 이후 4년 5개월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기업심리지수는 지난해 11월(91.8)부터 떨어지기 시작해 비상계엄 사태가 있던 12월엔 87.3으로 급락했고, 이번 달까지도 회복세를 나타내지 못했다.

CBSI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가운데 주요 지수(제조업 5개·비제조업 4개)를 바탕으로 산출한 심리 지표다. 장기(2003~2004년) 평균인 100을 웃돌면 경제 전반에 대한 기업 심리가 낙관적, 반대로 밑돌면 비관적이라는 뜻이다.

기업심리가 회복하지 못한 이유로는 건설업 경기가 꼽혔다. 이혜영 한은 경제심리조사팀장은 “건설업이 부동산 경기 둔화 때문에 신규 수주가 감소하면서 매출 채산성이 악화했다”며 “건설업은 전망도 여전히 안 좋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산업별 지수 흐름은 엇갈렸다. 2월 제조업 기업심리지수는 전월대비 1.1포인트 상승한 90.1을 나타내며 오히려 개선됐다. 생산(+0.6포인트)과 업황(+0.4포인트) 등이 주요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다.

그러나 2월 비제조업 기업심리지수는 업황(-1.1포인트)과 자금사정(-1.0포인트)이 악화하면서 1.9포인트 하락한 81.7을 기록했고, 전체 기업심리가 위축하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

미국 신정부에 따른 불확실성이 나타날 것을 우려해 미리 수출을 늘린 제조업은 오히려 상황이 나아진 반면, 건설업을 중심으로 비제조업은 회복세를 나타내지 못했단 것이 한은의 분석이다.

세부 기업경기실사지수(BSI)를 살펴보면 건설업 경기가 어느 정도로 악화했는지 가늠할 수 있다. 2월 비제조업 실적 BSI 중 가장 낙폭이 컸던 산업이 건설업(업황 9포인트, 매출-6포인트)이었다. 도소매업(업황 -3포인트, 자금사정-2포인트), 전문·과학 및 기술서비스업(업황 5포인트, 매출-6포인트) 등도 크게 악화했다.

다만, 전반적인 3월 전망은 일부 개선됐다. 다음 달 기업심리지수 전망은 전월대비 2.6포인트 상승한 88.0으로 조사됐다. 제조업이 2.0포인트 오른 91.1로, 비제조업이 3.2포인트 뛴 85.8로 나타났다.

BSI와 소비자동향지수(CSI)를 합성한 2월 경제심리지수(ESI)는 전월에 비해 3.5포인트 상승한 90.2를 기록했다. 계절요인을 제거한 순환변동치는 88.4로 전월에 비해 0.9포인트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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