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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종교연합 임원진들이 지난 20일 부산시교육청에서 최윤홍 부산시교육감 권한대행(오른쪽에서 세 번째)에게 학교 마약퇴치 선언문을 전달하고 있다. [사진=국제종교연합] |
[헤럴드경제(부산)=임순택 기자] 불교·기독교·천주교 성직자들이 종교를 초월해 세계평화와 공동번영을 모색하기 위해 결성한 ‘국제종교연합’이 지난 20일 부산시교육청을 방문해 ‘청소년의 미래를 위한 마약퇴치’를 선언했다. 국제종교연합은 최근 ‘학교현장에서 마약류 제로운동’을 펼치고 있는 부산교육청과도 협력하기로 했다.
국제종교연합(이사장 정여 금정총림 범어사 방장스님)은 이날 오후 2시 부산교육청 2층 제1회의실에서 정여 이사장을 비롯해 임영문 목사(전국기독교총연합회 회장), 신요안 신부(안락성당 주임신부), 정오 스님(범어사 주지스님) 등 상임회장과 정근 운영위원장(그린닥터스재단 이사장) 등 국제종교연합 임원들과 최윤홍 부산시교육감 권한대행 등 부산교육청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마약퇴치 선언문’을 낭독했다.
국제종교연합은 이날 선언문을 통해 “탐욕과 집착, 호기심에서 비롯된 오늘날 마약 문제는 단순한 우리 사회의 문제를 넘어 인간의 신체는 물론 영혼까지 병들게 함으로써 사람의 평화와 자유를 앗아간다”고 엄중히 경고했다.
국제종교연합은 또 “불교에서 말하는 탐, 진, 치(貪嗔癡)의 어둠, 기독교와 천주교에서 경계하는 유혹과 죄악은 모두 인간의 영적 타락을 초래한다”고 지적하고 “사람들이 마약의 유혹을 넘어, 영적인 해탈과 자유를 추구하는데 앞장설 것”이라고 다짐했다.
국제종교연합은 마약퇴치는 물론 중독자 치유에도 많은 관심을 가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선언문에서 국제종교연합은 “사랑과 자비, 용서를 통해 마약 중독자들을 치유함으로써 다시 건강한 삶으로 돌아갈 수 있게 적극 도울 것”이라면서 “이를 위해 정부와 시민사회단체 등과 연대해 마약 근절을 위한 교육·예방·치료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천명했다.
국제종교연합은 이날 ‘마약퇴치 선포식’에서 정여 이사장을 비롯해 불교·기독교·천주교 등을 대표하는 상임회장단이 차례로 선언문을 낭독하면서 “마약 없는 세상, 탐욕과 집착에서 자유로운 세상, 영혼이 맑고 평화로운 세상을 만들기 위해 종교계는 물론 다함께 연대하자”고 제안했다.
국제종교연합은 이날 행사 직후 ‘마약퇴치 선언문’을 최윤홍 부산교육감 권한대행에게 전달하고, 앞으로 부산교육청의 청소년 마약퇴치에도 동참하기로 했다.
최윤홍 부산교육감 권한대행은 “학교 울타리 안으로 스며든 마약류 퇴치를 위해 종교계가 나선 건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사례”라며 “앞으로 국제종교연합과 더불어 학교현장 마약류 제로운동에 최선을 다함으로써 마약중독으로부터 학생들을 철저히 보호하겠다”고 약속했다.
부산교육청은 2025년 새 학기에 대비해, 마약류 등 유해약물 없는 건강하고 안전한 교육환경 조성을위해 ‘학교 현장에서의 마약류 ZERO’ 캠페인을 적극 벌이고 있다.
지난해 부산교육청이 부산 시내 초·중·고 학생 7만6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학생 유해약물 오남용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마약류 등 유해약물을 경험한 학생은 0.09%(66명)으로, 2022년 0.49%, 2023년 0.43% 대비해 큰 폭으로 줄어드는 등 꾸준히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부산교육청은 올 한해를 학교 마약류 퇴치의 마지막 골든타임으로 인식하고, 보다 강력하고 촘촘한 예방·대응체계를 구축해 나갈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