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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 모든 권위가 사라진 이 시대의 특징은 다양성의 분출이다. 축약하면 ‘초다양성(hyperdiversity)’ 같은 것인데, 기업으로선 전략적 대응의 필요성이 높아졌다는 뚯이다.
그 첫번째가 기존의 마케팅공식이 통하지 않게 된 점이다. 갖은 수단과 방법을 믹스해도 적절한 시장 접근법이나 고객 확보방안이 나오지 않으며, 매출성과로도 연결되지 않는다는 것. 기업의 영업 관계자들로부터 자주 듣는 소리다.
오랫동안 수정 발전돼 온 공식들은 전가의 보도처럼 녹슬고 있다. 그 바탕에는 어김 없는 세대교체가 있다. (M)ZA세대. 엄격히 말하면 M세대도 ZA로부터 분리되는 형국이다.
마케팅전략 편의상 묶인 MZA세대의 공통점은 경험을 중시한다는 점 정도다. 직접 해봐야 직성이 풀리는 이들이란 것이다.
이는 각종 소셜미디어, 커머스·콘텐츠·배달 플랫폼, 생성형 AI의 영향이 크다. 사이버공간에 눌러붙어 살면서도 유통되는 정보에 대한 불신과 거부감이 강하다. 각종 플랫폼이 난사하는 알고리즘에도 넌더리를 낸다. 그만큼 진정성에 대한 희구가 강하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들은 또 다양성과 함께 다중성도 특징이다. 자신을 규정하려 하지 않으며, 규정하려는 시각도 거부한다. 너는 너 나는 나, 형태로 존재하기를 좋아한다.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내가 달라지기도 한다. 다양성을 제어할 그 어떤 기제나 담론도 작동하지 않는다. 기성세대 눈으로 보면 약간 기괴한(?) 듯도 하나 그들이 다수이며 뉴노멀이 되고 있다.
유물화된 올드미디어에 대해선 거의 신뢰를 보내지 않는다. 소셜미디어로 잦은 소통을 하면서도 상호작용은 적다. 경험을 중시하며 직접 해보기를 좋아하는 것이다. 파편화된 관계성으로 인해 체험과 그 정리된 인식체계를 구축하려는 의지로 이해된다.
실물경험 중시의 이런 특성으로 인해 기업들은 이들과의 체험접점을 마련하고 늘려가야 한다. 향후 마케팅비의 대부분이 고객 체험기회 확대에 쓰일 것이다.
개인의 경험은 다종다양하며 지극히 주관적인 것이다. 수용되는 시간, 장소, 상황에 따라 달라지기도 한다. 초개인화다. 그럼에도 경험의 기회를 늘려주다 보면 하나의 흐름이 발견된다. 호응하는 것과 하지 않는 것, 중립적인 것. 거기에 답이 있다.
생산성본부 정갑영 고문은 “잘파세대의 등장은 기업 경영에 많은 시사점을 준다. 고객의 충성도가 과거와는 다른 만큼 충성고객 구분은 무의미하다”며 “모든 개체가 아톰화, 초개인화되고 있는 만큼 다양성을 존중해야 한다. 또 많은 차별화 전략을 구사해야 한다”고 한다.